'힐튼호텔·서울로·메트로'…서울역 인근 빌딩 3총사 묶어 개발한다

이지스자산운용 ''시너지'' 고려해 개발 밑그림
힐튼호텔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 ''시동''
건축계, 철거 반대…"문화적 가치 보존"
내년 5월 PF 유동화증권 500억원 만기
메트로·서울로타워, 정비계획 접수 없어
  • 등록 2023-04-14 오전 7:41:13

    수정 2023-04-14 오전 7:41:13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역 인근에 있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힐튼호텔), 서울로타워, 메트로타워 3개 건물을 묶어서 개발할 계획이다. 세 건물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개발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힐튼호텔 보존을 위한 목소리가 높은데다 인허가 절차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사업이 본격화되려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힐튼호텔 재개발은 정비계획 변경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며, 다른 두 건물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정비계획이 접수되지 않았다.

힐튼호텔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 ‘시동’…철거 반대 논란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로타워(옛 대우재단빌딩)는 지난 1월 12일 3080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인근 메트로타워도 같은 달 이지스자산운용이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두 건물은 중도금, 잔금 납부가 남아있어서 아직 소유권 이전이 되지 않았다.

(자료=토지이음, 국토교통부, 서울시, 중구청, 업계 등)
힐튼호텔의 경우 이미 이지스자산운용이 소유권을 보유한 상태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참여한 와이디427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지난 2021년 12월 이 호텔을 CDL호텔코리아로부터 인수한 것. 이 호텔은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4-2·7지구(이하 양동 4-2·7지구)에 속해있다.

와이디427PFV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395번지 외 10필지 일대 힐튼호텔을 철거한 후 지하 9층~지상 20층, 총 2개동 업무시설 및 판매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를 맡고 있다. 현재 재개발을 위한 인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힐튼호텔 재개발 관련 시구 합동보고회가 열렸다. 토지주가 기존 호텔을 허물고 다른 용도의 건물을 새로 지으려면 정비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토지주들이 내놓은 계획에 대해 시·구 관계자들이 논의한 것이다.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않아서 사업주체는 ‘사업시행자’가 아니라 ‘토지주’라는 게 중구청 측 설명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시구 합동보고회에서 나온 의견을 검토한 후 협의가 끝나면 정비계획 변경 절차가 진행된다”며 “토지주가 빠르게 협의를 진행하면 사업 진행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힐튼호텔의 철거 문제는 건축계의 ‘뜨거운 감자’다. 힐튼호텔이 한국 정치사의 굵직한 협상 무대로 활용되는 등 역사적·건축적 가치가 높아서 건축계와 시민사회가 보존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자인 건축가 김종성 서울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명예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개발업체의 이익 창출과 재산권 행사를 해치지 않으면서 호텔의 일부 문화적 가치가 있는 부분을 보존할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다.

와이디427PFV 주주들은 각각 보통주, 제1종 종류주를 다른 비율로 보유하고 있다. 종류주식은 보통주와 달리 이익배당, 잔여재산 분배, 의결권 행사, 상환 및 전환에 대해 특수한 권리를 가진 주식이다.

예컨대 종류주는 △보통주를 가진 다른 주주에 비해 우선적으로 더 많은 배당을 가져가거나 △우선적으로 잔여재산을 분배받을 권리를 갖거나 △의결권이 없거나 제한되는 주식을 갖거나 △향후 회사 또는 주주의 청구에 의해 이익으로 상환할 것이 예정돼 있거나(상환종류주식) △우선주로 발행했다가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전환종류주식) 등 다양한 권리를 가진 주식이다.

내년 5월 PF대출 만기…메트로·서울로타워, 인허가 ‘아직’

작년 말 기준 와이디427PFV 주주들 지분율을 보면 최대주주는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421호의 신탁업자)의 지분율은 보통주 61.95%, 제1종 종류주 82.25%다. 시공사 현대건설은 보통주 30.0%만 있고 제1종 종류주는 없다.

다른 금융회사 지분율은 △신한은행 보통주 3.50%, 제1종 종류주 8.18% △신한투자증권 보통주 2.10%, 제1종 종류주 4.91% △신한캐피탈 보통주 1.40%, 제1종 종류주 3.27% △이지스자산운용 보통주 1.05%, 제1종 종류주 1.39%다.

내년 5월 24일에는 사업 관련 PF대출의 만기가 돌아온다. 와이디427PFV는 작년 2월 체결한 대출약정서에 따라 다수 대주들로부터 총 1조4400억원 한도 대출을 받았다. 트랜치별 대출 약정금은 △트랜치A 8400억원 △트랜치B 2500억원 △트랜치C 1500억원 △트랜치D 2000억원이다.

(자료=와이디427PFV 감사보고서)
트랜치A가 주요 담보 및 상환에서 가장 선순위고 트랜치D가 가장 후순위다. 특수목적회사(SPC) 엠에스밀레니엄제일차는 트랜치D 대출의 대주 중 하나로, 작년 2월 24일 500억원 대출을 실행했다.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500억원이 발행됐다. 이 유동화증권의 만기일은 내년 5월 24일이다.

현대건설은 이 대출채권의 연대보증을 서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이 유동화증권의 매입보장기관인 동시에 주관회사, 자산관리자를 맡고 있다. 교보증권은 업무수탁자다.

‘매입보장기관’이란 유동화증권이 시장에서 전부 매각되지 않은 경우 일정 금액 한도로 잔여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고 대금을 납부할 의무를 갖는 기관을 말한다.

다만 현대건설의 장기 또는 단기 유효신용등급이 A 또는 A2 미만으로 하락하는 사유 등을 포함해서 기초자산 기한이익이 상실된 경우 등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유동화증권 매입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메트로타워, 서울로타워는 아직 본격적인 인허가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다. 중구청에 확인한 결과 정비계획이 접수되지 않은 상황이다.

메트로타워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537번지 일대 있으며 양동8지구에 속해있다. 인근 서울로타워(구 대우재단빌딩)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526번지에 있고 양동6지구에 속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힐튼호텔과 메트로타워, 서울로타워가 비슷한 느낌으로 개발될 예정”이라며 “타운과 같은 형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방향의 개발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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