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 수젠텍의 미국 시장 진출속도가 빨라지고있다. 최근 여성 호르몬 진단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여성 호르몬을 활용한 일명 ‘펨테크’ 제품으로는 수젠텍이 국내 최초로 FDA 허가를 받았다. 올인원 제품이라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활약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수젠텍(253840)은 최근 자체 개발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슈얼리 스마트(Surearly SMART)’, ‘슈얼리 스마트 배란 듀오(Surearly SMART Ovulation DUO)’, ‘슈얼리 스마트 완경 듀오(Surealry SMART Menopause DUO)’가 FDA 허가를 받았다. 슈얼리 스마트는 수젠텍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개인용 홈테스트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소변을 활용해 다양한 여성호르몬 측정과 신체적 변화를 자가진단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관리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임신, 배란, 완경과 관련된 호르몬,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5종의 여성호르몬을 측정할 수 있다. 특히 임신 여부 확인, 자궁외임신, 유산 위험성 관리, 완경 이행기 등 호르몬 패턴은 물론 생리주기 체크를 통한 생리불순, 월경전 불쾌 장애까지 미리 진단해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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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여성호르몬 진단시장, 미국-중국 진출 본격화
슈얼리 스마트가 타깃하고 있는 여성호르몬 진단시장은 점차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 여성호르몬 진단시장은 2019년 약 2조4750억원에서 연평균 5.3% 성장해 2023년 3조44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미국 여성호르몬 진단시장은 2019년 약 1조447억원에서 연평균 3.6% 성장해 2023년 약 1조207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세계 여성호르몬 진단 시장 중 약 40%을 차지하는 수치다.
수젠텍이 슈얼리 스마트의 시장 선점에 자신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사나 경쟁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호르몬이라는 시장을 넘어 펨테크 제품으로 마케팅 해 더 큰 시장도 바라보고 있다. 펨테크(Femtech)란 여성을 의미하는 Female과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가 만나 만들어진 합성어로 여성을 위한 기술이나 상품 및 서비스에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시킨 것을 의미한다. 해당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27조원에 달한다.
수젠텍 관계자는 “펨테크 시장은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모바일 앱 등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여성 건강에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며 “수젠텍의 슈얼리 스마트처럼 여성 호르몬 패턴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외진단 제품은 현재 직접적인 경쟁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하반기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FDA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미국뿐 아니라 해외 체외진단 시장 진출을 위한 선결 조건을 갖췄다”며 “여성호르몬 진단을 통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분야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여성 배란일 및 가임기 예측을 도와주는 기기는 있었다. 생리주기와 체온, 호르몬 측정 등을 하기 위해 병원 검진이나 배란 테스트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간, 비용, 정확도 면에서 단점이 있었다. 이후 모던 퍼틸리티(Modern Fertility)사가 가임기 진단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내놨지만, 혈액을 이용하고 업체에 발송해야 한다는 점에서 번거로운 점이 있었다. 또한 미라(Mira)사가 수젠텍의 슈얼리 스마트와 비슷한 제품을 내놨지만, 다양성 면에서 약점이 있다.
수젠텍 관계자는 “국내에는 슈얼리 스마트와 비슷한 제품이 없다. 해외에는 유사한 제품이 있지만 직접적인 제품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해외 경쟁 제품은 임신 여부만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스마트 슈얼리는 임신 여부, 자궁외임신, 배란시기, 완경 이행기 등 4가지를 하나의 제품으로 집에서 손쉽게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만큼 병원 접근성이 뛰어나지 않은 미국의 경우 집에서 간편하게 여성 호르몬 검사를 통해 각종 증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 전략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젠텍은 올해 하반기 미국 진출에 이어 유럽까지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경영진이 디지털 헬스케어를 성장 동력을 낙점한 만큼 다양한 시너지도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파트너사와 글로벌 기업 동향을 참고해 유통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다. 전략이 수립되면 현지 시장 점유율 및 매출 목표 수치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강화된 체외진단 의료기기 제품인증(CE-IVDR) 규정을 적용하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상반기에 IVDR 기술문서 심사 등록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젠텍은 손미진 대표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며 “체외진단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개발로 기존 사업과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