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지난달 말 임기가 만료된 주명현 이사장의 후임 인선 절차 준비에 한창이다. 주 이사장은 지난 2020년 4월 제19대 사학연금 이사장에 취임해 지난달 말 3년 임기를 마쳤다. 다만,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임기는 끝났어도 당분간 이사장 업무를 지속할 예정이다.
주 이사장이 재임한 3년 동안 사학연금은 해외주식과 대체투자에 힘입어 창립 이래 역대 최대 수익을 거두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으로 11%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덕분에 주 이사장은 기금의 재정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등 안정적인 기금운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황서종 공무원연금 이사장은 임기 1년 3개월을 남기고 최근 돌연 사표를 냈다. 황 이사장은 지난달 말 출근한 후 직원들에게 갑작스러운 퇴임 인사를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일신상의 이유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과 무관하진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 이사장은 중앙인사위원회 정책총괄과장·인사혁신국장·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낸 정부 인사 혁신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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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공무원연금과 함께 국내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 이사장은 이미 지난해 9월 변화를 맞이했다. 김태현 신임 이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등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바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10월부터 약 10개월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냈다. 당시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는 넉 달 이상 공석이었는데,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까지 비어 있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인선 절차가 진행돼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윤 정부의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이 국회에서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사실상 정부로 공이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보건복지부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별도로 오는 10월쯤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할 계획인데 여기에 연금개혁안이 담길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 정부가 강도 높은 연금개혁을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이슈와 맞물려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남은 국내 연기금 이사장 자리도 줄줄이 교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지금 연기금 수장들은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인데, 국민연금을 비롯해 3대 연기금 이사장을 정부와 결을 같이하는 이들로 바꾼 후에 연금개혁을 추진할 것 같다”며 “공무원연금 이사장도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는 상황에서 먼저 물러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금개혁 논의가 멈춰 있지만, 기금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정부도 더는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