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롯데건설…'제2 판교' 노리는 마곡 마이스 급물살

자금확보한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 해소
메리츠와 함께 추진하는 마곡 마이스개발 '박차'
총 1.4조 기관투자자들 차입금, 2025년 일괄 만기도래
오피스 등 대량 공급…"제2의 판교 위상 갖출 것" 전망
  • 등록 2023-01-12 오전 9:31:17

    수정 2023-01-11 오후 9:31:27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롯데건설과 메리츠증권이 컨소시엄으로 진행 중인 서울 마곡마이스 단지 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두 회사가 1조50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맺어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가라앉은 만큼 사업 추진동력이 생겼다.

준공 시점은 오는 2024년으로 예상된다. 총 1조3600억원 규모 차입금이 오는 2025년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자금조달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가 완성돼 마곡에 오피스가 대량 공급되면 ‘제2의 판교’로서 위상을 갖출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 해소…마곡 마이스개발 ‘박차’

11일 강서구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 메리츠증권이 컨소시엄으로 진행 중인 서울 마곡마이스 단지 개발사업은 지난 2021년 5월 28일 착공 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마곡 마이스개발 단지 위치도 (자료=마곡 산업단지 홈페이지)
서울 마곡마이스 단지 개발사업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업무시설, 호텔, 컨벤션센터, 문화시설 등 다양한 용도가 복합된 대규모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단지는 서울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9호선·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지하 보행공간을 조성해서 지하철역과 서울식물원까지 연결한다.

이 사업은 ‘마곡마이스PFV’가 총괄하고 있다. 마곡마이스PFV는 롯데건설(보통주 지분율 22.4%, 1종 종류주식 7.5%), SD AMC(2종 종류주식 4.9%), 다원디자인(3종 종류주식 17.7%), 메리츠증권(6종 종류주식 12.5%), 대저건설(4종 종류주식 15%) 등이 공동으로 투자·설립한 회사다.

롯데건설은 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유동성 위기에 휘말렸다. 하지만 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계열사로부터 수혈받은 9000억원을 조기 상환한데다, 최근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매각해 1조5000억원을 확보하면서 한숨 돌린 상태다.

이번에 매각한 채권은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PF 사업에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채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PF 차환 성공, 회사채 완판, 롯데 계열사 대여금 조기상환과 더불어 이번 메리츠증권과의 협약으로 한층 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총 1.4조 기관투자자들 차입금, 2025년 일괄 만기도래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가라앉은 만큼 마곡 마이스개발 사업도 한층 추진동력을 얻었다.

마곡마이스PFV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차입금이 트랜치A, 트랜치B 합쳐 총 1조3600억원이다. 만기는 일괄적으로 오는 2025년 1월 17일 돌아온다. 메리츠증권이 다수 기관투자자에 셀다운(채권을 증권화해 트렌치 상품으로 재매각)한 만큼 ABCP 발행은 하지 않고 있다.

(자료=마곡마이스PFV 감사보고서)
트랜치A 차입금은 총 1조900억원이다. 순위별로는 △선순위 5700억원 △중순위 2200억원 △후순위 3000억원로 돼 있다. 순위별 연 이자율은 선순위 4.3%, 중순위 6.3%, 후순위 3.1% 순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한국은행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전에 대출금리를 정한 것인 만큼 입지대비 금리가 다소 낮은 측면도 있다.

트랜치B 차입금은 총 2700억원이다. △선순위 1130억원 △중순위 1000억원 △후순위 57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연 이자율은 선순위 3.8%, 중순위 5.8%, 후순위 3.1%다.

오피스 등 대량 공급…“제2의 판교 위상 갖출 것” 전망

마곡마이스 단지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마곡지구의 업무·상업용 기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곡지구에는 LG사이언스파크, 롯데, 코오롱 등 국내 대기업 90여곳의 연구개발(R&D) 시설이 있는데, 여기에 ‘업무·전시·컨벤션·호텔’ 기능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마곡 마이스단지 개발 현황 (자료=삼성증권 보고서)
전체 대지면적은 8만2721㎡로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의 9배 수준이다. 연면적은 82만㎡ 규모로 강남구 코엑스(46만㎡)의 약 2배 크기다. 총 4개 블록(CP1, CP2, CP3-1, CP3-2)으로 구성돼 있다. 시공사는 롯데건설, 신동아건설, 금호건설, 대저건설이다.

가장 큰 CP1블록(대지면적 3만1824㎡)은 마곡동 767번지 일대에 있다. 지하 7층∼지상 13층, 5개동, 연면적 32만6061㎡ 규모 문화 및 집회시설, 업무시설, 관광숙박시설(호텔), 판매시설이 들어선다. 공사비는 4969억원, 공사기간은 오는 2024년 9월까지(예정)다.

마곡동 767-4번지 일대 CP2블록(대지면적 2만812㎡)에는 지하 6층∼지상 15층, 5개동, 연면적 19만8724㎡ 규모 업무시설, 생활숙박시설(롯데캐슬 르웨스트), 판매시설이 건축된다. 공사비는 3023억원, 공사기간은 오는 2024년 6~7월까지(예정)다.

CP3-2블록(대지면적 1만4847㎡)은 마곡동 768-1번지 일대에 있다. 지하 7층~지상 12층, 4개동, 연면적 15만9287㎡ 규모 업무·판매시설이 들어선다. 공사비는 2422억원, 공사기간은 오는 2024년 8월까지(예정)다.

CP3-1블록(대지면적 1만5238㎡)은 CP3-2블록 옆에 붙어있다. 지하 6층~지상 15층, 4개동, 연면적 15만7175㎡ 규모 건물이 들어선다. 병원 연계 서비스, 강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입주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복지주택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완성으로 마곡에 오피스가 대량 공급되면 ‘제2의 판교’로서 위상을 갖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마곡은 각종 정부 지원으로 R&D 업무지구로 육성된다는 점에서 도시의 컨셉이 명확하다”며 “이는 동종 임차인을 유입시키고 클러스터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자 판교와 유사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마곡MICE 복합단지(르웨스트), CP4구역(원웨스트) 등 구역에 오는 2024년 오피스가 대량 공급될 것”이라며 “이 공급이 완료되면 마곡의 내년 오피스 재고는 100만평에 육박해 판교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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