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국내외 제약사들이 고형암 치료에 대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살해(NK)세포 치료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혈액암에 국한된 효능을 보이는 T세포를 넘어설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NK세포가 각광받고 있다. 미국 드래곤플라이 테라퓨틱스(드래곤플라이)부터 국내 지씨셀(144510)이나 지아이셀, 엔케이맥스(182400)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자사 물질의 임상 개발과 함께 상업화에 필수적인 대량 생산 기술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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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경 NK세포 치료제 등장 가능성 대두
암세포의 특정 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와 달리 NK세포는 항원과 관계없이 암세포나 비정상세포를 인지해 공격하는 면역세포로 알려졌다. NK세포는 직접 암세포 등을 공격할 뿐만 아니라 생체 내에서 신호 전달 물질을 분비해 T세포나 B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해 면역반응의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무엇보다 T세포와 달리 NK세포는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NK세포 치료제 임상으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단연 드래곤플라이다.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애브비, 머크(MSD),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글로벌 제약사(빅파마)가 드래곤플라이의 NK세포 치료제를 임상 또는 전임상 단계에서 사들였기 때문이다.
드래곤플라이는 2019년부터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대상 ‘DF1001’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2020년부터 BMS에게 기술수출한 DF6001를 단독 또는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과 병용으로 고형암에 적용하는 임상 1/2상도 진행하고 있다. DF1001의 결과는 내년 12월, DF6001의 결과는 2025년 12월에 나올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지씨셀이 미국 아티바 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재발성 림프종 대상 NK세포 치료제 후보물질 ‘AB101’의 미국 내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임상은 내년 말에 완료되며. 연내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세포치료제의 특성상 임상 1/2상 완료 후 3상 조건으로 시판 허가가 가능하다. 드레곤플라이나 지씨셀의 임상이 성공할 경우, 규제당국의 리뷰시간(6개월~1년)을 고려하더라도 이르면 2024년 말 또는 2025년 초에는 첫 NK세포 치료제 신약이 등장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알리드마켓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세계 NK세포 치료제 시장이 2026년경 약 5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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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셀, 대량 배양 방식 200ℓ 확보 vs. 엔케이맥스, 소규모 배양 특화 기술 有
이와 같은 상업화 타임라인을 뒷받침하기 위한 NK세포 대량 생산 기술 개발도 치열하다. NK세포 생산 능력에서 국내 바이오벤처가 기술 선점을 위해 잰걸음을 내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사인 지아이셀은 지난 2월 바이오리액터(배양 용기)를 사용해 NK세포를 200ℓ급으로 대량 배양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회사에 따르면 1도즈당 10억 개의 NK세포가 들어가도록 치료제를 구성할 경우 1번 공정을 수행할 때마다 최대 400바이알(vial)까지 완성할 수 있다.
최근 지아이셀은 자사 고형암 및 혈액암 대상 NK세포 치료제 후보물질 ‘GIC-102’의 국내 임상 시험 계획서(IND)를 제출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연내 IND가 승인된다면 내년 1월부터 투약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현재 임상에 들어간 후보물질 기준으로 NK세포를 대량 생산하는 규모는 국내외 동종 업계에서 50ℓ 이하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리도 임상용으로 해당 규모에서부터 생산 능력을 최적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엔케이맥스가 말초혈액단핵구(단핵구)에서 분리한 NK세포를 대량으로 증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에 따르면 30일간 단핵구에서 추출한 NK세포를 배양하면, 자가유래 방식은 100만 배, 동종유래 방식은 최대 190억 배 가량 세포 수를 증식시킬 수 있다.
엔케이맥스는 자사의 생산 기술로 1회 공정을 수행한 다음 10억 개의 NK세포를 포함한 치료제로 구성한다면 최대 40만 회 투여 가능한 약물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바이오리액터를 통한 생산 능력을 크게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타사가 초기 NK세포 수를 바이오리액터 방식으로 배양해 2000~1만 배까지 늘린다면, 우리는 이를 크게 능가한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공정 면에서 비교적 상업화가 쉬운 바이오리액터 방식 역시 연구소를 통해 시도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