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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뇌를 자극하는 기계 기술을 통틀어 ‘뇌-기계 접속’(BMI·Brain Machine Interface)이라 부른다. BMI는 뇌 속 신경을 자극해, 로봇의수 등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헬스케어 의료기기 개발 업계에서는 BMI를 응용해 뇌나 신경을 자극해, 특정 질환을 치료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BMI 시장은 올해부터 연평균 약 17%씩 성장해 2030년경 약 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시장은 기술 방식에 따라 비침습형 및 부분침습형, 침습형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중 비침습형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전체 BMI 시장의 85% 이상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는 미국 ‘나투스 메디칼’(Natus Medical)이나 호주 ‘구거 테크놀로지’(Guger Technology) 등이 출시한 뇌파측정장치 등의 제품이 해당 시장을 이끌고 있다.
최근 단순한 뇌파 측정을 넘어, 이를 자극해 각종 뇌나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2019년 4월 미국에서 승인된 뉴로 시그마의 전기 신호 기반 비침습형 뇌 자극 치료기기 ‘모나크 eTNS’가 대표적이다. 해당 제품은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7~12세 소아 ADHD 환자 대상 치료기기로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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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비침습형 뇌자극 치료기기 개발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먼저 비스토스는 현재 ADHD 대상 비침습형 뇌 자극 치료기기의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해당 치료기기 후보제품에 대해 임상과 인허가 작업을 내년까지 완료한 다음, 2024년 중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이어 “모나크 eTNS와 동등성을 비교할 뿐만 아니라 대학병원과의 임상을 공동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허가한 제품 대비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는다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일본 시오노기제약은 내년 봄까지 소리(음성) 자극을 통한 치매 개선 및 뇌활성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매 환자의 뇌파를 측정하면 감마파가 저하된다고 알려졌는데 회사 측은 소리를 통해 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이렇게 개발되는 뇌 자극 치료기기의 실효성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국내 BMI 기술 연구 관련 한 교수는 “뇌의 특정 부위로 자극을 전달할 때,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바늘 다발로 이뤄진 전극을 뇌에 찌르는 침습형 기술보다 비침습형 기술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마 표면에 붙인 패치로 전기신호를 주거나 소리를 전달할 경우 다른 뇌 부위에 주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실제 제품 때문에 원하는 치료 효과가 일어나는지 의학적으로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