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028300)(에이치엘비)는 지난 13일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 간암 1차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1차 유효성 지표를 만족하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2019년 4월 시작된 간암 임상 3상은 한국과 미국, 중국을 비롯 전 세계 13개 국가에서 5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암 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하는(VEFGR-2 저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PD-1 저해) 병용투여 임상은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1차 유효성 지표로 설정했다. 간암 1차 표준치료제인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간암 1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넥사바보다 전체생존기간, 무진행생존기간에서 월등한 효과를 입증했다”며 “전체 데이터는 규정에 따라 세계적 권위의 암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암은 다양한 암 중 6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다. 특히 평균 생존율이 35%에 불과해 혁신신약에 대한 니즈가 큰 분야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지에 따르면 글로벌 간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7억3090만 달러(약 2조2109억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매년 4만1260명이 간암을 앓고, 약 3만520명이 사망한다. 미국 간암 치료제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넥사바 외에도 아바스틴과 티센트릭 병용요법이 1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고, 최근 임핀지와 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이 FDA 허가를 승인받았다. 하지만 이들 치료제는 모두 면역항암제로 연간 1억원이 넘는 치료비용이 걸림돌이다. 실제로 중국 중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간암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연간 치료비용이 약 1억6000만원에 달한다.
한국 등 아시아 허가 추진...선양낭성암 허가도 기대
에이치엘비는 미국 FDA 허가를 받으면 곧바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 허가도 추진한다. 회사는 허가 후 국가별로 다양한 유통판매 전략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미국에서 허가받으면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큰 문제없이 허가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국가별 판매전략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시장 권역별로 다른 전략을 적용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직접 판매, 유럽은 유통사를 활용한 방안을 포함해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엘비는 다음달 또 한번의 낭보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리보세라닙을 간암 외에도 선양낭성암(침샘암), 대장암 등 다양한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다음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ASCO)에서 또 다른 암종인 선양낭성암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선양낭성암 치료제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상태다. 따라서 임상 2상 결과가 좋으면 바로 신약허가신청(NDA)이 가능한 상황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시험 승인 및 허가기간 단축,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비용 면제, 세금 감면, 허가 취득 후 7년간 시장 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일반 신약허가신청(NDA)은 승인까지 약 6~8개월 정도가 걸리지만,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약물은 빠르면 한두 달만으로도 승인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매년 1200명 정도의 선양낭성암 환자가 발생한다.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어 임상 2상 결과가 좋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