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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장은 현재 국내 기업이 처한 상황을 ‘삼각파도’에 비유했다.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하는 데다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갈수록 커지고 물류난에 따른 조달 금액 리스크까지 더해진 ‘삼중고’에 맞닥뜨렸다는 의미다.
조 센터장은 지난 2월 9일 출범한 국내 최초 글로벌 공급망 이슈 상시·전문 분석기관인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를 맡아 정부와 업종별 단체들과 협력해 대응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21일 첫 유관기관 협력회의를 개최한 후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조 센터장은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가 매출이나 수익 증대보다 리스크 관리라고 한다”며 “지난해 요소수 사태 이후 원자재 등을 어느 정도 확보는 했지만 앞으로 공급망 문제가 장기화하면 답이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빠른 진행이 쉽지는 않다. 정부 예산을 들여야 하다 보니 예비타당성조사 등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광물 가격이 하루에도 40% 이상 치솟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애가 탈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조 센터장은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센터에는 애초 산업별 6개 협력기관이 참여했으나 최근 이를 15개로 확대했다.
조 센터장은 “로봇산업협회의 얘기를 들어보니 핵심 부품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데 최근 지진 때문에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며 “이처럼 정부 등이 관리하는 200대 품목 외에도 현장에서 먼저 파악하게 되는 문제가 있어 유기적인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 센터장은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지원도 앞으로는 공급망을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산업,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비용 등을 이유로 국산화가 어려운 경우라면 R&D 투자를 지원해서 국산화를 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새 정부에서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우선순위를 정해 R&D 투자를 결정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