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지나인제약(078650)이 지난해 6월 중국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국내 생산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나인제약은 지난해 6월 카메라 광학렌즈를 개발·생산회사 코렌이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사명을 바꾼 것이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식약처에 따르면 지나인제약은 중국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허가와 생산, 유통을 위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나인제약은 지난해 9월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노팜 백신에 대한 ‘사전검토(롤링리뷰)’를 신청했다. 사전검토는 정식 허가심사에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 할 수 있도록 미리 자료부터 제출받아 식약처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 허가 당국에도 존재하는 제도다.
심사에 필요한 추가 자료를 모두 제출해야 본격적으로 허가심사 단계에 돌입할 수 있다. 다만 지나인제약측에서는 충분한 후속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과정이어서 자료가 들어와야 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이후 의미있는 (자료 제출의) 진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나인제약 관계자는 “식약처에 자료를 제출한 상태고 검토하고 있는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며 식약처에 추가 자료를 제출했느냐는 질의에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복수의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나인제약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없다. 지나인제약은 △한국백신 △
일양약품(007570) △
한국유니온제약(080720)과 컨소시엄을 꾸려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생산과 유통 역할을 분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컨소시엄측도 시노팜 백신 허가와 생산에 대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진행되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이는 공장 측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나인제약이 자금 조달에 연달아 실패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설비 등을 갖추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어려워진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나인제약은 지난해 12월 2일 14차·15차·16차 CB(전환사채) 발행 미발행 처리 공시를 했다. CB 발행 대상은 모두
메리츠증권(008560)이었는데 미납입하면서 자금조달에 실패했다. 총 규모는 140억원 규모였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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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에는 약 1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가 미발행됐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신주 인수 대상자인 △사이프러스파트너스 △박홍규 △이현석이 납입일에 주식 인수가액 전액을 미납하면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발행을 미발행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나인제약의 최대주주는 지나인인베스트먼트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나인제약의 지분 6.90%를 가지고 있다. 5%이상 지분을 가진 곳은 최대주주 이외에는 없다. 소액주주는 2만2095명으로 전체 지분의 84.50%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