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AZ는 직접 개발한 루푸스 신약 ‘샤프넬로(성분명 아니프로루맙)’가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사용 승인이 난 지 4개월 만이다. 최근 반세기 사이에 미국과 유럽 등 의약 선진국 규제기관 심사를 모두 통과한 루푸스 신약이기에 AZ로 전 세계 환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직접개발 또는 간접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루푸스 및 관련 합병증의 신약 개발을 완수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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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넬로, 루푸스 신호전달 핵심 물질 타깃하는 최초 신약
루푸스는 면역세포 공격으로 인한 이상 반응이 온몸에서 나타나며, 뇌나 심장, 신장 등 여러 장기로 병증이 진행되면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다. 세계루푸스연맹에 따르면 15~44세 사이 가임기 여성에서 루푸스가 주로 발병하며, 전 세계적으로 500만명이 이 병을 앓고 있다.
샤프넬로 임상 프로그램을 이끈 이안 브루스 영국 맨체스터대 류마티스학과 교수는 “루푸스 환자는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해야 했다”며 “샤프넬로가 환자나 이들을 치료하는 의사에게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벤리스타(성분명 벨리무맙)’가 FDA와 EMA로부터 승인됐다. 벤리스타는 루푸스와 루푸스로 발병하는 신장질환인 루푸스신염 등에 쓸 수 있는 약물이다. 샤프넬로는 이로부터 10년 만에 나온 루프스 신약으로 환자들이 더 다양한 조합으로 약물 치료를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샤프넬로는 루푸스 환자 체내에서 나타나는 여러 염증 신호 체계에 관여하는 1형 인터페론 수용체의 활성을 조절한다. 샤프넬로는 이 수용체를 대상으로 승인받은 최초 약물이며, 경증부터 중증까지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임상 3상에서 기존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을 감소시키고 신체 전반에서 병증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샤프넬로 임상 3상이 이미 시작됐으며, 빠르면 2025년 의료 현장에 도입될 전망이다. 현재 건국대병원, 서울대병원과 건국대병원 전남대 병원과 경북대병원 등 전국 7개 상급의료기관에서 2024년 12월 종료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AZ 측은 “샤프넬로에 대한 임상을 각국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루푸스신염이나 피부 홍반성 루푸스, 루푸스근염 등에도 샤프넬로를 쓸 수 있도록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도 루푸스 관련 합병증 치료제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 기업 젠센은 직접 확보한 루푸스신염 및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GSP1-111’에 대한 추가 연구를 동아에스티(170900)와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지난 24일 밝혔다. GSP1-111은 세포간 신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톨유사수용체(TLR)-4의 작용을 억제해 염증 신호가 전달되지 못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또 업계에서는 오스코텍(039200)이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중인 세비도플레닙이 루푸스나 건선 등 전신성 염증에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스코텍은 지난 10월 류머티스관절염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세비도플레닙의 임상 2a상을 진행한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질병 활성도지수(DAS)에서 유효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세비도플레닙이 혈액 내 폭넓게 존재하는 비수용체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SYK)를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전신성 염증 질환에 쓸 수 있는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이 밖에도 일진그룹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 일진에스앤티가 2011년에 투자한 캐나다 제약사 ‘오리니아’가 개발한 루푸스신염 치료제 ‘루프키니스’가 지난 1월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일진에스앤티 측은 지난 21일 “간접 지분투자 방식이 아닌 직접 개발 방식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들겠다”며 “2022년까지 7개의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