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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암 CAR-T 치료제 임상 중국 99건 vs. 미국 85건
암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활성화된다. 여기서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 면역 T세포의 세포막에는 암세포가 분비한 염증 물질(항원)에 따라 특이적으로 생성된 PD-1 단백질이 나타난다. 그런데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이 PD-1과 결합하면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된다.
CAR-T 치료제는 암세포를 인식하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와 환자의 혈액에서 얻은 면역 T세포를 유전자 수준에서 조정해 만든 세포치료제다. 암세포의 막 위에 있는 단백질이 활성화된 T세포의 PD-1과 결합하는 것을 막는 원리다.
이를 통해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 ‘킴리아(Kymriah)’,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 ‘예스카타(Yescarta)’ 등 4가지 제품이 시장에 출시됐지만, 모두 혈액암 관련 CAR-T 치료제다. 고형암 관련 약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국바이오협회가 11월 발간한 ‘고형암 표적 CAR-T 치료제 개발 동향’ 보고서는 고형암에서 면역을 회피하는 암 주변 미세 환경이 혈액암보다 과학적으로 덜 밝혀졌고, 그 결과 CAR-T 성능과 지속시간 등이 영향을 받아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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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발 건수만 많다?...국제적 수준의 데이터 축적 중
이번 보고서는 중국이 임상 건수가 많을 뿐 국제적 규격에 맞는 신약개발 절차를 따르지 않아 미국이 결국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CAR-T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행하는 고형암 CAR-T 치료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당국 결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향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개발된 치료제 효과 데이터가 국제학술지를 통해 입증되면 글로벌 시장 진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23일 장 쯔민 중국 북경대 교수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암’을 통해 CAR-T 치료제와 추가 면역억제제를 함께 쓸 때 비소세포폐암 세포의 회피 작용을 무력화할 수 있는 특성을 일부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치료제 병용투입 후 비소세포폐암 세포에 의해 활성을 잃은 T세포는 특정 생체 물질(GZMK)이 많을수록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앱클론, 유틸렉스 등 고형암 CAR-T 치료제 개발 도전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개발에 가세했다.
앱클론(174900)은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신청을 목표로 난소암 대상 CAR-T 치료제 ‘AT501’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유틸렉스(263050)는 간암을 대상으로 하는 CAR-T 치료제 ‘GPC3’을 연구하고 있으며, 내년 말 임상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 측은 GPC3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주요 인자(IL-18)를 분비해 암세포 주변에서 CAR-T 치료제 등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게 돼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씨셀(144510)과 셀렌진은 고형암에서 많이 나타나는 생체 분자인 메소텔린을 항원으로 하는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국내 면역항암제 분야 한 연구자는 “고형암의 주변 환경을 제어하기 위해 CAR-T 치료제 개발용 항원을 재설정하거나 활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면역억제제와 병용하는 기법 등 연구 단계에서 다양한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며 “어떤 곳도 고형암 CAR-T 치료제의 부작용과 효능 저하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