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검증’만 남은 與 당권경쟁, 흥행 주춤한 이유 세가지

5·2 전당대회 결승선 임박, 홍영표·송영길·우원식 '지지 호소'
쇄신 대신 당심 구애 치중, 주자 무게감도 상대적 축소
대선정국 임박… "권력 분산에 관리자 역할 요구될 것"
  • 등록 2021-04-29 오전 12:00:00

    수정 2021-04-29 오전 12: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기대했던 ‘쇄신 경쟁’은 사라지고 ‘친문 검증’만 남았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노리는 홍영표·송영길·우원식(기호순) 후보의 경쟁이 당내 영향력이 가장 큰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초점이 맞춰지면서다. ‘민심이 아닌 당심만 쫓았다’는 평가 속에 열기도 주춤하다. 174석 거대여당을 이끌 사령탑을 뽑는 5·2전당대회이나 대선정국을 앞두고 권한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광주·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홍영표(왼쪽부터)·송영길·우원식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대의원·권리당원 온라인투표가 28일 시작된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당심에 마지막 호소를 보냈다.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친문 핵심인 홍 후보가 친문 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했으며 송 후보는 경쟁 후보간 통합을, 우 후보는 민생을 중심에 둔 마지막 출사표를 던졌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에 강하고 성과로 검증된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불안에 당을 한시도 내줘서는 안된다. 분열에 당이 잠시도 흔들려선 안된다”며 송 후보를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SNS에 “이기는 민주당, 하나되는 민주당을 함께 만들겠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 탄신 476주년임을 언급하며 “물러설 자리는 넓었지만 물러서서 살 자리는 없었다”고 필승을 다짐하기도 했다. 우 후보는 “친문·비문 전당대회가 아니라 민생대표를 뽑아야 민주당이 살고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새 당대표는 대의원(45%)·권리당원(40%)을 상대로 29일까지 진행되는 온라인 투표 및 내달 2일까지 진행하는 ARS 투표와 29일부터 이틀간 이뤄지는 국민(10%)과 일반당원(5%) 여론조사를 종합해 선출한다. 세 번째 당대표에 도전하며 인지도에 앞선다는 송 후보가 대의원과 국민·일반당원 투표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나 친문 영향력이 강한 권리당원이 다른 후보를 선택할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2012년 전당대회에서 당시 열세였던 이해찬 전 대표가 권리당원의 지지를 이끌어 내며 결과를 뒤집은 선례가 있다.

세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나 흥행은 미지근하다. 지난해 치른 8·29전당대회에서는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김부겸 현 국무총리 후보자 그리고 당시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점쳐졌던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경쟁했으나 이번에는 중진의원간 경쟁으로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덜하다.

삼파전을 뚫어낸 새 당대표가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대선정국에 돌입하는 만큼 당 핸들링보다 대선 경선 관리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 호남이 지역구인 한 초선 의원은 “전당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대선 정국인데 새 당대표보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의 입김이 더 강해지지 않겠나”라며 “4·15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후 당대표에 올랐던 이 전 대표는 대권주자를 겸해 당내 영향력이 컸으나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관리자 역할을 더 요구받게 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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