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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망 점검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연 가운데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의 쉬즈쥔(徐直軍·에릭 쉬) 순환회장은 이처럼 비판했다. 미국이 2019년부터 화웨이를 제재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공급망이 망가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쉬 순환회장은 12일 선전에서 열린 ‘제 18회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에서 “지난 2년간 중국 기술 회사에 부과된 제재가 반도체 산업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렸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 화웨이와 다른 회사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제재는 분명히 전 세계 및 산업 전반에 걸친 공급 부족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반도체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화웨이를 압박해왔고, 실제로 이는 중국 기업에 큰 타격을 줬다. 쉬 순환회장은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반도체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중국은 거대한 반도체 시장으로 연간 구매액이 4000억달러에 육박한데 많은 중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같은 억압을 받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 갈등 속에서 ‘기술굴기’를 위해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각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미국의 견제가 강해지는 만큼 중국도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여전히 한국 등과 비교해서 낮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첨단 산업분야 도약을 위해 R&D 투자규모를 향후 5년간 7%씩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 오포, 비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미 반도체 개발에 일찌감치 돌입했고, IT 기업 바이두, 전기차 업체 샤오펑 등 중국 기업들은 산업을 가리지 않고 너도나더 반도체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은 반도체 분야의 패권과의 장기전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기술개발에 있어서는 자주성을 고수하고, 기초기술경쟁에서 우리만의 대안노선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