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물산 우모사업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하나?

2014~15년 연속 매출 감소…매출 비중 15%대로 추락
작년 영업이익 감소 및 당기순손실 초래
지구온난화 따른 다운 수요 감소로 미래 불투명
  • 등록 2016-04-06 오전 6:00:00

    수정 2016-04-15 오후 3:10:49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국내 우모(거위털·오리털) 1위 사업자인 태평양물산(007980)의 우모사업이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하고 있다. 우모 수요가 많은 아웃도어 의류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맞물린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태평양물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우모사업 매출은 102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이하 개별기준) 6734억원의 15.2% 수준에 머물렀다.

우모사업이 잘 나가던 2013년에는 전체 매출(6539억원)가운데 36.6%인 2397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아웃도어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우모사업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4년 우모사업 매출은 1798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28.1%대로 낮아졌다. 이후 하향세는 이어져 지난해 실적은 더욱 급락했다.

우모 생산량도 2014년 2107톤에서 2015년 1533톤으로 27.2%나 감소했다. 이 회사는 국내 우모가공품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우모사업의 부진은 지난해 실적 악화로 연결됐다.

2014년 17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0억원으로 31.4%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4억원 흑자에서 9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우모사업을 담당하는 프라우덴 사업부는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과 함께 동반성장했다”면서도 “2014년부터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의류소비 감소와 아웃도어 시장 성장둔화 등으로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실적 악화는 우모사업부의 재고평가손실충당금 손실 때문으로 보인다”며 “2014년 16억원을 설정한 재고평가손실충당금은 2015년에 1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추가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료= 태평양물산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우모사업의 최대 공급처인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3조2500억원이던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매년 20~3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12년에 5조5170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부터 전년대비 성장률이 둔화돼 2013년에는 전년대비 19% 늘어난 6조5500억원을, 2014년에는 13% 늘어난 7조4000억원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다운 소재의 아웃도어 의류시장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의류시장에서 다운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지만 내수침체와 따뜻해진 겨울 탓에 점점 수요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신영증권도 올해 태평양물산의 우모사업은 약 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평양물산도 “세계 경기 악화와 내수시장 침체로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갑작스런 실적의 변동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사업부의 고객사에 자사의 우모를 공급할 수 있는 연계영업 등을 통해 우모사업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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