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IT업계는 제조업계 등 다른 업계에 보다 남성문화가 지배하지 않는 곳으로 IT업계에 종사하는 남성 중에서도 부드럽고 섬세한 분들이 많이 있다”며 “IT서비스 콘텐츠의 경우 대부분 이용자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대표가 오히려 그런 부분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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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소개팅에 대한 여성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했다. 다른 소셜데이팅서비스보다 여성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업계 1위인 ‘이음’의 여성 비율은 전체 가입자수 중 40%를 웃돌며 다른 소셜데이팅업체보다 두 배 정도 많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처음에는 소셜데이팅서비스에 대한 불신도 많았고 서비스 이용을 꺼리던 사람이 있었다”면서 “여성 대표라는 것이 여성 이용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이음소시어스는 기획이나 서비스 화면 구성을 여성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 또 남성 이용자들을 위한 마케팅이나 제휴보다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제휴하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소셜데이팅서비스는 남녀 비율이 비슷한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대부분 남성 회원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서비스의 남녀 비율을 맞추기 위한 이음소시어스의 고민은 직원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이음소시어스는 다른 IT회사보다 여성 근무자가 많다. 남성들이 대부분인 IT업계에서 이 회사는 남녀 비율이 5:5다. 이음은 어느 남성과 여성 모두를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남녀의 공평한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남녀 직원의 비율도 맞춘 것이다.
박 대표는 “이음은 서로가 서로의 프로필만 보니까 공평하고 동일한 상태에서 소개팅을 진행할 수 있다”며 “미리 서로에 대해 알고 난 뒤 만나기 때문이 기존 소개팅보다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벤처인으로서 아직 ‘여자이기 때문에’ 불리하거나 고충을 겪은 적은 없다. 오히려 벤처업계에 많지 않은 여성 창업자로 유명세를 많이 탔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기억하고 제휴하는데도 수월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박 대표는 “남성들끼리의 모임에서 나오는 중요한 정보 등 소외받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하는 단순한 걱정은 있지만 여성 대표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아서 크게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여성 대표는 남성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도 꼼꼼하게 세밀하게 챙길 수 있다. 가령 캐릭터나 서비스 이용 화면 색, 앱 화면 구성 등을 직접 확인한다. 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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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의 서비스 장점만 알리는 식상한 홍보활동에서 벗어나 20~30대의 문화생활 속에 들어가 친숙하게 다가가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회사가 젊은인들의 문화 집결지인 홍대에 있다보니까 새로운 문화를 항상 접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문화 마케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음을 ‘싱글들의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작은 데이팅서비스로 했지만 싱글을의 트렌드를 연구하고 그들이 외로움을 덜 느끼고 좀더 재미있는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고민 중이다.
박 대표는 “이음소시어스의 핵심역량은 20, 30대를 잘 안다는 것”이라며 “이들 중에서도 싱글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만들어나가 많은 사람들이 ‘이음’의 브랜드를 알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희은 이음 대표는=1986년생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엔씨소프트에서 6개월 근무하다가 2010년 5월 그만두고 이음소시어스를 창업했다. 그는 국내 벤처업계에서 대표적인 여성 창업자로 지난 2010년 제11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으로, 2011년 제6회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국무총리상, 2012년 코트라 ‘나는 글로벌 벤처다 2012’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0년 11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소셜데이팅서비스 ‘이음’은 업계 1위로 현재 1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음을 통해 만나 결혼한 커플이 공식적으로만 88쌍이다. 이음소시어스는 이외에도 25세~35세 직장인들을 위한 온라인데이팅서비스 ‘아임에잇’, 글로벌 데이팅서비스 ‘헤이’, 20~30대 싱글의 트렌드를 연구하는 ‘싱글생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