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재무평가 부적절` 은행들, 과감히 파산처리"

"필요하다면 파산 처리해야..평가신뢰도 입증"
"자본 부족분, 각 정부가 메워줄 것 확신"
  • 등록 2013-10-24 오전 12:41:10

    수정 2013-10-24 오전 12:41:10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부터 실시하는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를 앞두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평가에서 탈락하고도 자본을 확충하지 못하는 은행들을 단호하게 파산 처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드라기 총재는 2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의 신뢰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탈락하는 은행들은 파산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파산 처리돼야할 은행들이 있다면 파산으로 가야할 것이며 이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관한 한 어떤 의문점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통합 감독권을 부여받은 ECB가 그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앞서 외르크 아스무센 ECB 집행이사 역시 “그동안 유럽금융감독청(EBA)이 실시한 두 차례 스트레스 테스트는 유로존 금융권의 신뢰 회복에 실패했다”며 “이번 테스트가 유로존에게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재정 취약 3개국 은행들이 앞으로 2년간 최대 2500억유로(3450억달러)의 잠재적 기업여신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어 이들 3개국 은행들이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테스트 결과 자본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는 은행들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들이 이를 메워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테스트는 유로존 은행들의 건전성과 재무제표의 질(質)에 대한 민간부문의 신뢰 회복 또는 강화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믿을 만하다”며 “이번 테스트 이후 민간부문의 자금이 다시 유로존 은행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ECB는 “유로존 은행들의 재무적인 건전성과 민간부문에 대한 크레딧(신용) 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11월까지 1년간의 일정으로 이같은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 은행 시스템상 85%에 이르는 주요 은행들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이번 테스트는 은행별 상황에 맞춰 각국 금융감독당국과 함께 진행되며 외부 컨설팅업체들의 지원도 받게 된다.

이번 평가에서는 특히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평가와 경제와 금융시장의 위기 상황을 시나리오별로 가정해 은행들의 재무제표가 어떤 식으로 변할지 대응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ECB는 “이번 평가에서는 모든 은행들이 대출과 다른 재무제표상 항목들에서 손실이 날 경우에 대비해 위험가중자산의 8% 이상을 완충 자본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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