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10일자 25면에 게재됐습니다. |
료마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의 원동력이 되어 일본 근대화를 이끈 인물이다. 하급무사였던 료마는 사무라이들이 영토를 나누어 권력을 잡았던 봉건사회의 상징 막부(幕府)를 없애고 일본 정신의 핵심이랄 수 있는 천황(天皇)을 복권시켜 흔들리던 나라를 바로 세워 강국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특히 사사건건 대립했던 두 번(蕃; 무사가 소속된 지역) 사쓰마 번(가고시마 현)과 조슈 번(야마구치 현)을 설득해 결탁을 중재, 무혈(無血)의 유신을 이룬 점이 높이 칭송받고 있다.
시바 료타로(司馬 遼太郞)의 소설 <료마가 간다>가 대히트를 치면서 재발견된 료마가 최근에도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라고 한다. 지난해 NHK에서 방송된 드라마 <료마전>이 히트한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방이 꽉 막힌 일본의 정치, 경제적 상황이 영웅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도자로 바람직하지 않은 사람을 물었더니 이번엔 현재의 인물들이 꼽혔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1위,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가 2위, 현 총리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가 5위였다. 일본이 현재를 부정하고 과거로 회귀할 수 밖에 없을 만큼 황폐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20년만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같이 뽑아야 하는 우리 국민 상당수도 갑갑함을 풀어줄 스마트한 리더를 열망하고 있다. 어떻게 이상적인 지도자를 만날 수 있는지를 두고 고민해야 할 때다.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면 나의 정치력인 한 표(票)를 어떻게 행사해야 할 지 마침내 깨달음이 올 것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이렇게 말했다. "참여하는 사람만이 권력을 바꿀 수 있고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난세(亂世)에 영웅은 `자연히` 나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한 영웅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