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먹느라 바쁜 해운사, 3분기 손실폭은?

한진해운, 이번에도 1천억대 영업적자 예상
"당분간 부진 불가피..현금화 작업 계속될 것"
  • 등록 2011-10-09 오전 7:01:05

    수정 2011-10-09 오전 7:01:05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2분기 연속 `어닝 쇼크`를 기록한 주요 해운사들이 3분기엔 얼마만큼의 적자 성적표를 내밀 지 관심이다. 해운사들은 최근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계열사 지분 처분 등으로 현금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만큼 적자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117930)은 지난 2분기 170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한진해운의 적자폭이 800억~900억원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폭을 훨씬 뛰어넘었다.

현대상선(011200) 또한 2분기 영업손실이 779억원으로 당초 예상치(소폭 적자)를 웃돌았다. 한진해운, 현대상선은 1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증권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바 있다.

STX팬오션(028670)은 2분기 영업이익을 거두긴 했지만 보유 중이던 선박을 팔아치움으로써 일시적으로 흑자를 낸 사례. 1분기에는 4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었다.

3분기 역시 부진의 골이 깊을 전망이다. 내외부 악재가 들끓고 있기 때문. 미주노선, 유럽노선 모두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고유가는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달러-원 환율이 급등해 비용 부담이 커졌다.

글로벌 상위선사들이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투입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물동량이 따라주지 않는데도 대형 선박이 도입되다보니 운임이 오르지 않는 것. 최근 해운컨설턴트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8000~1만31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는 전체 발주량의 40% 이상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선 주요 해운사 3곳이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요증권사 15곳이 추정한 한진해운의 3분기 영업적자는 850억원, STX팬오션은 120~200억원 가량이다. 현대상선은 소폭 흑자를 내거나 1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됐다.

다만 실적 발표일이 다가올 수록 적자 예상폭이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토러스증권은 한진해운의 영업적자가 12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삼성증권은 한진해운의 올해 적자추정치를 2860억원에 4666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 성장세 둔화에다 선사간의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운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면서 "내년 영업이익도 1606억원에서 1493억원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이후에나 흑자 달성이 가능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최근 한진해운은 터미널 부지, 계열사 지분 처분, 4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모습이다.

BoA-메릴린치증권은 "해운사들은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불황을 견디기 위해 많은 유동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진해운의 증자는 장기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조선, 해운사들의 막대한 현금 확보 작업의 첫 단계에 불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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