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익숙한 이 CM송이 언젠가 TV를 통해 흘러 나와 채널 돌리기를 멈추고 화면을 주시하게 됐다. 비트가 좀 빨라지긴 했지만 동아오츠카(과거 동아식품)이 내놨던 청량음료 `오란씨` CM송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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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머릿 속에 주마등처럼 오란씨의 갈색병이 떠올랐고 탄산이라는 것이 `상큼하다`는 이미지랑 연결되어서인지 청순하면서도 상큼 발랄했던 여성(소녀에 가까운) 모델들이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이 제품이 아직까지도 장수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감탄이 다음 순간 찾아왔다.
지난해 한 인터넷 쇼핑몰은 대한뉴스(1953년부터 1994년까지 정부가 매주 제작해 극장을 통해 방영했던 영상홍보물)를 패러디한 광고를 냈다. 독특한 성우의 억양을 살리고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는 1960년대 산아제한 캠페인 문구까지 패러디해 "덮어놓고 사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는 카피까지 변형해 차용, 재미와 눈길을 끌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과거에 호소하는 감성어린 광고가 많아진다는 속설도 있는데, 광고비 감축에는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란씨 같은 장수 상품의 경우엔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높으니 광고 모델은 신인이어도 된다. 그리고 오히려 그것이 더 신선함을 불러 올 수 있다. 광고비는 줄이는데 브랜드에 대한 로얄티는 강화하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신제품으로 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에 비해서는 정말 큰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다. 맛이나 성분, 그도 아니면 외형이나 포장만 살짝 바꾸면 되니 말이다.
브랜드의 힘을 따질 때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곤 하는 코카콜라도 알루미늄 캔이 아니라 특유의 굴곡이 있는 과거의 병 용기에 담아 다시 제품을 내놨더니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한다. 1990년대 말 폭스바겐의 비틀을 재현해낸 뉴 비틀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억도 새삼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