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제학자 "LPG 담합 증거 불충분" 공정위에 제출

경제학자들, 공정위에 경제분석 보고서 제출
"시장특성상 가격동조화 당연..증거 미약" 주장
공정위 대응방안 고심..사건에 미칠 파장 주목
  • 등록 2009-11-26 오전 9:10:00

    수정 2009-11-26 오전 10:11:25

[이데일리 안승찬 손희동기자] 액화석유가스(LPG) 공급회사들 담합 혐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막대한 과징금 부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경제학자들이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LPG 시장의 특성상 가격동조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공정위가 제시한 담합의 증거도 불충분하다는 의견을 피력, LPG 담합 사건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6일 공정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박병형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정진욱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은 이번 LPG업체들의 담합혐의와 관련한 경제분석 보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서 경제학자들은 국내 LPG 시장에서의 가격 일치 경향은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지 담합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제시했다.


LPG의 경우 제품의 차별화가 쉽지 않은 `동질적 재화`인 데다 6개 LPG 사업자가 과점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업체간 가격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논리다.

특히 이들 사업자들간에 `연락`이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공정위의 주장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입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담합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 프로그램, Leniency program)`에 따라 공정위가 자백을 받아낸 S사의 진술에 따르면 LPG업체 실무자들은 "앞으로 잘 지내자", "경쟁을 자제하자" 등의 내용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막연한 권유 또는 호소의 수준으로 담합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진술 이외에 S사가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경쟁사의 가격동향이 포함된 내부자료는 작성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등 허위 작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관련기사: LPG 담합증거가 허위? 진위논란 급부상>

박병형 교수는 "사업자간 의사 연락에 관한 증거로 제시된 것들을 보면, 그 성격과 수준을 감안할 때 경쟁 사업자들 간의 합의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담합이 이뤄졌다고 보는 시기동안 LPG 업체들의 점유율이 불규칙적으로 변화했다는 점도 담합 혐의를 반박하는 논리로 제시되고 있다.

공정위의 주장처럼 상당기간 담합이 이뤄졌다면 업체간 시장점유율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하지만, 실제로 E1의 경우 프로판 점유율이 2001년 22.9%에서 2007년에는 29.7%로 상승했다.

SK가스의 경우 2001년 프로판 점유율이 21.9%에서 2007년에는 45.7%까지 뛰었다. 같은 계열사인 SK에너지와 합산하더라도 40% 수준이던 것이 48%까지 높아졌다. 점유율이 변동했다는 점에서 담합이 일어났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경제분석 보고서는 3개 LPG 공급업체들의 용역에 따라 작성된 것이지만, 경제학자들이 이번 LPG 담합 사건에 대해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다양한 경제학적 논거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공정위측은 "담합사건의 경우 경제분석 보다는 증거의 타당성으로 결정된다"면서도 내심 경제학자들의 반론에 대한 대응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6개 LPG 공급회사들의 담합 혐의에 최종 제재 수위는 내달 2일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고 LPG 담합 사건에 대해 논의했지만, 피심의업체들의 강한 반론과 여론에 대한 부담 등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의 연기와 대해 "쟁점이 워낙 많고 법리적 판단이 매우 복잡해서 심의를 종료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이날 심의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공정위로부터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LPG 공급업체는 ▲SK가스(018670)E1(017940)GS(078930)칼텍스 ▲SK에너지(096770) ▲현대오일뱅크 ▲S-Oil(010950) 등 6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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