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이월` 희소해진 까닭은?

`1000원 한게임` 하향 조치가 원인
`자동 번호선택` 비율 급증도 한 몫
  • 등록 2008-06-17 오전 6:13:00

    수정 2008-06-16 오후 10:05:17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지난 주말 4년2개월만에 로또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다음 회차로 이월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1등 총 당첨금 92억원 가량은 오는 21일 로또 1등 당첨자에게 인원수대로 나뉘어 지급될 예정이다. 최근 판매량 추이 등을 보면 다음주 로또 1등 총 당첨금은 모두 합쳐 2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로또복권 도입 초기 11번이나 1등 당첨금이 이월됐던 데 비해 최근엔 너무 드물게 이월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2000원당 1게임에서 1000원당 1게임으로 판매단위가 바뀌면서 총 게임수가 급증한 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 로또 도입 초기에 비해 `자동 번호선택`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 `1000원 한게임` 하향 결과..`자동 선택`도 영향

최근 로또 도입 초기에 비해 이월이 훨씬 드물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로또 시행 초기 주목을 끌기 위해 `판돈`을 키우는 이월을 인위적으로 유도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었다.
 
또 반대로 초기 이월 빈도수가 오히려 정상이며, 최근엔 사행성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 고의로 이월을 막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수탁사업자인 나눔로또에 따르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총 게임수를 늘리는 조치가 취해져 이월 확률이 떨어졌을 뿐이란 것이다.(표 참고)

지난 2004년 8월(88회차) 당시 수탁사업자인 국민은행은 로또 한게임(한번 번호선택 가능 경우) 가격을 기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다.
 
소비자들의 습관적인 구매총액이 여전했기 때문에 게임베팅 횟수가 1.5배~2배 늘어나는 효과가 생겼다는 것.

게임베팅수가 늘어남에 따라 번호를 맞출 기회가 늘었고 결국 이월될 확률은 낮아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1회차당 전국 총 게임수는 2800만 게임에서 3900만~4000만 게임으로 늘어났다.

반면 이월이 잦았던 2002년(1~4회차)의 경우 한 게임당 게임비가 2000원이었기 때문에 게임수가 184만~1000만 게임 수준이었다.
 
즉 로또 당첨확률이 814만분의 1임을 고려하면(184만~1000만÷814만) 1등 당첨자가 1명만 나오거나, 전혀 나오지 않을(이월될) 확률이 높았었다는 것이다.

 



`자동 번호선택`이 급증한 것도 이월 확률을 일부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있다.

자동 번호선택을 하게 되면 로또 게이머가 특정 숫자를 직접 골라 입력하는 것보다 훨씬 번호가 골고루 선택된다.

컴퓨터가 난수표상의 `임의적인(Random)` 숫자를 택함으로써, 선택번호가 쏠리지 않고 당첨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당첨확률, 즉 이월 확률은 낮아지게 된다.

나눔로또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2월 로또 도입 초기에는 자동 번호선택 비율이 14~25%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동 번호선택 비율이 2003년엔 40%, 2004년엔 60%, 2005년엔 70%, 2007년엔 74%까지 높아졌다.

차승현 나눔로또 팀장은 "도입 초기에는 직접 번호선택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컸다"며 "이로써 번호 쏠림현상이 커 이월 확률도 높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19회차까지 자동 번호선택 비율이 14%에 머물렀지만 20회차부터 갑자기 30% 이상으로 뛰었다는 점이다.
 
차 팀장은 "19회차 1등이 이월금 포함 총 407억원에 당첨돼 화제가 됐었다"며 "이 당첨자가 번호를 자동으로 택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자동선택이 급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 알쏭달쏭 확률의 세계 

이제까지 가장 자주 뽑힌 로또 번호는 무엇일까.
 
추첨 공의 무게와 모양이 모두 같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비슷비슷하게 나오는 것이 맞다. ☞「로또 추첨공·기계 어떻게 바뀌나(2007년 11월30일)」
 
하지만 `37번`이 단연 1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289회차 동안 무려 60번이나 뽑혔다.(그림 참고)
 
다음으로 자주 뽑힌 번호는 `1번`과 `27번`. 이제까지 각각 57번과 53번씩 나왔다.
 
가장 덜 뽑힌 번호는 `22번`으로 최근까지 29번 뽑히는데 그쳤다. 똑같은 공인데도 `37번`의 절반에도 못미치게 뽑힌 셈이다.
 
1주일 평균 로또 판매액은 최근 수년간 400억원 내외를 보이고 있다. 이를 게임당 금액수인 1000원으로 나누면 평균 게임수는 4000만 게임.

이때 1등 인원수는 확률적으로(4000만÷814만) 약 5명으로 계산된다.

실제로 제1회차부터 지난 14일 제289회차까지 1등 당첨자수는 평균 5.3명이었다. 이론적인 확률과 비슷하게 1등 당첨자수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최고액 1등 당첨금은 2003년 4월 제19회차로 1등 1명 407억원이었다.
 
최소액 1등 당첨자는 불과 2주일 후인 2003년 5월 제21회차로, 23명이 각각 7억9000만원씩 당첨금을 나눠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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