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선언한 목란관에서 마지막 만찬

고향의 봄"흐르는 가운데 화기애애하게 진행
"김정일·정동영 면담 가능성 희박"
  • 등록 2005-06-17 오전 12:24:07

    수정 2005-06-17 오전 12:24:07

[edaily 정태선기자·평양=공동취재단] ○...남측 당국 대표단이 16일 밤 평양에서의 공식일정을 모두 마침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독대 가능성은 희박해 진 것으로 보인다. 6.15공동선언 행사에 참석중인 남측 대표단 고위관계자는 "북측이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의 단독면담 및 대표단 만찬까지 마치고 난 뒤 김정일 위원장과의 별도 만남을 주선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밝혔다. 남측으로서도 정장관이 들고 갈 메시지를 김영남 위원장 편에 어느 정도 전달한 만큼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진다고 해도 상징적인 의미 밖에 없을 것으로 평가됐다. ○...6.15 공동선언이 탄생한 5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인상이었다. 6.15 공동행사 참관차 방북한 남측 당국 대표단에게 북측은 마지막 만찬장소를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공동선언에 합의했던 국빈 연회장 목란관으로 변경했다. 대표단 숙소를 당초 주암 초대소에서 6.15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묵었던 백화원 영빈관으로 옮긴데 이어 6.15도 당시 역사적인 장소에서 남측 대표단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추는 모습이었다. ○...남측 당국 대표단은 류경정주영체육관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기념 민족통일대축전 폐막식을 마친 뒤 목란관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목란관은 평양시 중구역 서성구 창광거리변의 노동당사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북한 고위층들의 전용 연회장이다. 이날은 특히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지위를 반영한 듯 까다로운 입장절차를 거쳐야 했다. 남측 대표단은 목란관 정문에서 일일이 초대장 소지여부를 확인 받았고 북측은 건물 정문에 검색대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정동영 장관은 검색대는 통과했으나 소지품 검사는 받지 않았고 여타 남측 정부대표단은 소지품 검사까지 받는바람에 입장시간이 10분 정도 소요됐다. 북측 관계자는 "김 상임위원장이 참석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검색이 많아졌다"면서 이해를 당부했다. ○...정 장관 일행은 입장 절차를 마친 뒤 오후 7시 15분 접견실 앞에서 기다리던 김 상임위원장과 조우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정 장관에게 "고생많습니다. 수고하십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연달아 인사를 건넸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오래간만입니다."라고 인사했고 박기종 국무총리실 조정관이 "지난 번 자카르타에서 한 번 뵌 적이 있습니다. 총리께서 안부 전하라고 하셨습니다"라고 하자 "총리께서도 안녕하시죠"라고 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대표단과 인사를 마친 뒤 접견실 앞에서 숲과 꽃을 찍은 대형사진을 배경으로 남측 정부단과 기념촬영을 했다. ○...김 상임위원장과 정 장관 등 남측 당국대표단은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환담을 시작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정 장관의 왼팔을 자신의 오른팔로 끼어 직접 자리를 안내하는 등 환대하는 모습이었다. 북측에서는 이 자리에 당국대표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 권호웅 내각책임참사, 이종희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통일 장관을 모시고 축전행사를 하는데 기간 중에 비가 많이 내려 지장이 있지 않나 근심했다"며 "결과적으로 모든게 나무랄 데 없이 훌륭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어 "정동영 장관 선생과 자문선생을 비롯한 당국 대표단 여러분이 평양에 오신 것을 기쁜 마음으로 열렬히 환영한다"며 "이번 통일대축전은 북과 남의 책임있는 당국대표단과 민간 해외 각계 대표가 참가한 말 그대로 민족의 대축전"이라고 말했다. ○...남북 기자단이 퇴장한 뒤 오후 7시 20분부터 시작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정부대표단의 면담은 20분만에 끝났다. 7시 40분부터 김 상임위원장과 정 장관은 자리를 옮겨 단독 면담을 시작, 20분간 진행됐다. 남북 대표단은 김 상임위원장과 정 장관간의 단독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목란관 1층 대형홀에서 삼삼오오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등 망중한을 즐겼다. 북측 대표단도 호수사진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북측 고위 관계자는 남측 취재진에게 "방문하기 쉬운 곳이 아니니까 사진들 많이 찍어두라"고 권하기도 했다. ○...오후 8시 20분쯤 시작된 만찬에서는 우선 김기남 당비서가 만찬사를 했다. 그는 바로 이 목란관이 양국 정상이 5년전 6월 북남공동선언을 합의하고 손을 높이 드셨던 역사적인 장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장관이 만찬답사를 했다. 정 장관은 "답사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김영남 상임위원장께서 제 연설이 빨리 끝나야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하셨다"면서 "민간만 5주년 행사를 치렀다면 얼마나 기운이 없었겠는가"라고 말했다. ○...만찬이 40여분 진행되자 연회장 한쪽의 반월형 무대에 불이 켜지면서 왕재산경음악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6명의 가수와 16명의 무용수로 구성된 경음악단은 김정일 위원장이 주최하는 모임 및 외국 귀빈 참석하는 행사에서 주로 공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단은 이날 공연단원들의 화려한 원색의상이 돋보인 부채춤에 이어 "고향의 봄"여성 3중창을 선사했다. 남북 당국간 이날 마지막 만찬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