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다우와 나스닥이 하락 반전했다. 미시간대학 소비자지수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세계 2위의 컴퓨터 업체인 델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술주 랠리 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13일 현지시간 오전 10시51분 다우는 전날보다 46.89포인트(0.44%) 떨어진 1만647.18, 나스닥은 15.60포인트(0.75%) 떨어진 2058.01, S&P는 4.55포인트(0.39%) 떨어진 1147.56을 기록하고 있다.
개장 초반 월가의 투자자들은 긴장을 다소 늦추고, 월요일 `대통령의 날`까지 3일간 이어지는 연휴를 앞두고 느긋한 모습이었다. 채권시장은 오후 2시 조기 마감한다.
개장전 나온 12월 무역수지가 424억8000만달러로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은 무덤덤했다. 1월 수입물가가 1.3% 상승한 것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이번주 최대의 이벤트였던 그린스펀 청문회를 무사히 마친 안도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기술주 진영에서는 전날 델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IT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기 때문에 상승 기류가 형성됐다.
다우와 나스닥은 일단 보합선으로 출발했지만,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것은 미시간대학 소비자지수였다. 미시간대학은 2월 소비자지수(예비치)가 93.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103.3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다우는 순간적으로 1만700선이 무너졌고, 나스닥도 상승 폭이 급격하게 축소됐다. 다우와 나스닥은 곧바로 보합선을 회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지수 악재`의 위력이 `델 효과`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무역적자 확대까지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줬다.
달러는 유로에 대해 한달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국채 수익률도 하락세를 나타냈다.(채권가격 상승)
다우와 나스닥은 보합선 복귀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종목별로는 델을 포함한 기술주들이 관심이다. 델은 전날 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1.6% 올랐다. 델의 마이클 델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용 PC시장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델은 이날 분기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중소기업들의 첨단기술 지출은 여전히 강한 편이고 대기업들도 점차 활발한 활동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짐 슈나이더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예전보다 기업 시장이 살아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델은 2.98% 상승 중이다.
델의 영향으로 인텔, AMD,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이 초반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소비자지수 발표후 하락 반전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인텔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분기 순익 전망치를 주당 28센트에서 26센트로, 매출은 82억7000만달러에서 80억9000만달러로 낮추면서 0.91% 하락 중이다.
AMD는 0.60%, 마이크로소프는 0.33% 하락한 반면, IBM은 0.50%, 선마이크로는 0.17% 상승 중이다.
생명공학사인 임클론은 32.21% 급등 중이다. 임클론은 전날 식품의약국(FDA)이 항암제 `어비톡스`의 판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임클론의 어비톡스는 회사 창업자이자 전 CEO인 왁살과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의 내부자 거래 스캔들을 촉발시킨 약품이기도 하다.
머크는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49달러에서 54달러로 올리면서 1.10% 상승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브리스톨마이어스 대시 머크를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는 2.31% 하락 중이다.
M&A 관련주들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컴캐스트로부터 예상치 않은 인수 제의를 받은 디즈니는 1.96% 하락 반전했다. 디즈니의 CEO인 마이클 아이즈너는 "컴캐스트를 통하지 않고도 디즈니의 컨탠츠를 방송할 수 있다"며 M&A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컴캐스트는 0.93% 하락 중이다.
AT&T와이어리스 매각 입찰도 가열되고 있다. 입찰 마감일을 맞아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영국의 이통사인 보다폰에 맞서 싱귤러가 입찰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싱귤러의 대주주인 SBC커뮤니케이션과 벨사우스는 AT&T와이어리스 인수를 위해 비공식적으로 제시했던 주당 11달러의 인수가격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다폰이 주당 12.50달러의 매수가격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NTT도코모도 AT&T와이어리스에 관심을 표명했으나, 최종 입찰에 참여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AT&T와이어리스는 2.14% 상승 중이다. SBC커뮤니케이션즈는 0.62%, 벨사우스는 0.90% 하락 중이나, 보다폰의 ADR은 4.22%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날 예상보다 적은 분기 매출을 발표, 2.05% 하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