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뉴욕] 2001년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시는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한 끝에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연간기준으로 거의 27년만에 2년 연속 하락하는 기록을 세웠다. 증시는 내일 휴장한 이후 수요일부터 종전의 NAPM(이제는 ISM 리포트) 제조업지수의 발표와 더불어 확연한 연초 장세를 보여줄 전망이다.
31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한때 지수가 플러스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반락, 전주말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하락한 수준에서 횡보하다가 장후반 낙폭을 크게 늘였다. 지수는 전주말보다 1.84%, 36.56포인트 하락한 1950.70포인트(이하 잠정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개장초부터 약세를 보인 이후 장중 한차례도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일관했다. 꾸준히 낙폭을 늘여가던 지수가 10080선에서 지지를 받는 듯했지만 장막판 낙폭을 세자리숫자로 늘여 전주말보다 1.14%, 115.35포인트 하락한 10021.64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전주말에 비해 1.11%, 12.90포인트 하락한 1148.12포인트를 기록했고,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전주말보다 1.04%, 5.15포인트 하락한 488.47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9억4천4백만주, 나스닥시장이 13억9천4백만주로 여전히 부진한 편이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5대15, 나스닥시장이 18대18로 등락종목이 팽팽했다.
오늘로써 8년간의 임기를 마감하는 루디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뉴욕증권거래소 마감 벨을 누르면서 2001년과 자신의 임기를 동시에 마감하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지만 뉴욕증시는 장막판 낙폭을 크게 늘여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거래소에서는 마감 벨과 동시에 프랭크 시나트라의 "뉴욕-뉴욕"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미련없이 한 해를 떠나보내는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렇긴 해도 아무리 연말이라고는 하지만 유난히 거래가 부진한 하루였다. 이미 사람들의 마음은 오늘 자정에 새해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는 타임스퀘어로 가 있는 듯했다. 물론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휴대용 방사능 탐지기를 휴대할 정도로 분위기는 흉흉하지만 연말은 연말인 모양이다.
오늘로써 2001년 장을 마감한 다우존스지수는 연간기준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77년과 78년 이래, 나스닥과 S&P500지수는 73년과 74년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하락 기록을 세웠다.
아르헨티나 정국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지만 증시는 이미 이같은 내용이 대부분 반영됐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업종별로는 기술주 전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반도체, 소프트웨어, 인터넷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기술주외에는 금, 헬스캐어주들을 제외한 전업종이 일제히 하락하는 전형적인 약세장을 연출했다.
골드만삭스가 부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은 영향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전주말보다 3.09% 하락했고 개장초 강세를 보이던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도 약세로 밀려 전주말보다 0.59%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지수 역시 전주말에 비해 각각 1.86%, 1.88%씩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의 빅3중에서 컴퓨터지수가 2.13%, 텔레콤지수도 1.03%, 그리고 바이오테크지수 역시 3.55% 하락했다. 금융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해 필라델피아 은행지수가 0.79%, 아멕스 증권지수도 0.70% 하락했다.
바이오테크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바이오업체인 임클론 시스템이 개발한 항암제에 대해 미 식품의약청이 인가를 내주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시스코가 2.32% 하락한 것을 비롯해 선마이크로시스템 1.99%, 오러클 1.78%, 인텔 2.45%, 마이크로소프트 2.36%, 월드컴 2.43%, 그리고 델컴퓨터도 1.98%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간판급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였지만 JDS유니페이스는 3.19%, i2테크놀로지 1.41%, 시에나 0.70%, 팜 1.31%, 그리고 AMCC도 0.53% 올랐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배런스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이스트먼 코닥이 3.44% 하락한 것을 비롯해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2% 이상씩 하락했다. 또 알코아, 캐터필러, 월트디즈니, 엑슨모빌, GE, 휴렛패커드, IBM, 존슨앤존슨, 3M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30개 다우종목중에서 상승종목은 코카콜라와 하니웰 두종목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