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개장초의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나스닥지수가 지난 99년 5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2300포인트대로 내려앉았고 다우지수도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늘여가고 있다. 거래도 크게 늘어 이런 추세라면 연중 최대 거래량을 갱신할 전망이다. 그만큼 저가매수세 유입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20일 오전 10시 35분 현재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어제보다 125.13포인트, 4.98% 폭락한 2386.58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다우존스지수도 10414.87포인트로 어제보다 1.60%, 169.50포인트 하락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 역시 어제보다 2.24% 하락한 상태다.
상승 대 하락종목은 거래소시장이 7대17, 나스닥시장이 5대24로 하락종목이 압도적이다.
뉴욕증시에서는 거의 모든 업종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역시 제약, 금, 헬스캐어 등 안전한 피난처와 국채시장이 랠리를 보이는 교과서적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반등을 시도하던 나스닥지수는 다시 주저앉아 지수를 지난해 5월수준으로 되돌려 놓았고 추가로 낙폭을 확대할 추세다. 다우존스지수도 기술주 뿐만 아니라 블루칩으로까지 매도세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거래량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 일말의 기대감을 낳게 만들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월가주변을 떠돌고 있는 머니마켓펀드 규모가 1조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폭과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주식시장에 곧바로 투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폭락장세 자체가 단기적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나스닥시장에서는 CIBC가 야후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영향으로 인터넷주들이 폭락세다.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는 6.09% 하락중이고 야후도 6% 가량 하락한 상태다. 컴퓨터가 5.55%, 텔레콤 4.84%, 바이오테크 2.96% 등 빅3가 일제히 하락세다. 반도체주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어제보다 3.61% 하락했다.
CIBC는 인터넷포털업체인 야후에 대해 인터넷 광고시장의 둔화와 야후가 이 시장위험에의 노출정도가 크다는 점, 그리고 매출 및 수익전망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투자등급을 "strong buy"에서 "buy"로 하향조정하고 12개월 가격목표대도 주당 150달러에서 44달러로 크게 낮춰 잡았다.
메릴린치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영향으로 시스코가 10% 폭락중인 것을 비롯, 어제 장마감후 실적악화 경고를 한 파운드리 네트워킹이 도이치방크 알렉스 브라운의 투자등급 하향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50%나 폭락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러클(-8%), JDS유니페이스(-7%), 델컴퓨터(-6%), 마이크로소프트(-4%) 등 간판급 대형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중이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칭은 시스코의 자본지출 둔화, 가격경쟁, 그리고 기업 IT지출의 감소로 인해 시스코의 중기투자등급을 "buy"에서 "accumulate"로 하향조정했다. IBM과 휴렛패커드에 대해서도 중기투자등급을 "accumulate"에서 "neutral"로 하향조정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네트워킹, 텔레콤, 컴퓨터, 인터넷 등 기술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다. 다만 제약, 금, 헬스캐어 등이 근근이 상승세를 지키고 있고 유틸리티는 약보합선이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 중에서는 오늘 아침 4/4분기 주당순익이 30센트에 그쳐 퍼스트콜의 예상치 44센트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고 발표한 인터내셔널 페이퍼가 6% 폭락중인 것을 비롯, 메릴린치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휴렛패커드과 IBM, 그리고 디즈니, AT&T, GM 등이 지수하락을 주도하고 있지만 머크, 존슨앤존슨, 이스트만 코닥, P&G 정도만 강세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