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된 종목들이 전체 관련 업종을 끌어내리면서 나스닥지수가 낙폭을 확대해가고 있다. 올들어 기록한 일중 최저치에는 아직 여유가 있지만 지속적으로 2900선을 위협하고 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만큼이나 뉴욕증시가 얼어붙고 있다.
20일 오전 10시 36분 현재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주말보다 120.89포인트, 3.99% 폭락한 2906.3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들어 기록한 일중최저치인 2859포인트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다우존스지수도 10524.07포인트로 전주말에 비해 1.00%, 105.08포인트 하락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 역시 전주말보다 1.40% 하락한 상태다.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7대15, 나스닥시장은 5대21로 하락종목이 압도적이다.
기술주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마녀사냥식 공격이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뜩이나 대선정국으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애널리스트들이 기술주들에 대한 보수적 재평가를 일제히 단행함으로써 일각에서는 면피용 조치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CS퍼스트보스턴의 애널리스트 탐 갤런은 투자자들에게 주식매수를 자제하고 현금보유확대 전략을 권고할 정도다.
오늘 오후에 플로리다 대법원이 재검표와 관련한 입장표명이 있을 예정이지만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불확실성만 증폭시킬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이 강하다. 어느쪽이건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후보측이 가만 있을리가 없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기술주들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러시를 이룬 만큼 나스닥시장에의 충격이 훨씬 크다. 특히 네트워킹주들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 딘위터가 쥬니퍼 네트워킹과 레드백에 대한 투자등급을 "strong buy"에서 "buy"로 하향조정하고 가격목표대도 낮춰잡은데 이어 시스코에 대해서도 가격목표대를 주당 90달러에서 75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이로 인해 주니퍼 네트웍스가 전주말에 비해 16%나 폭락하고 있고 시스코도 4.5% 하락중이다.
오라클의 개리 블룸 부사장은 지난주 금요일 장마감후 베리타스 소프트웨어의 CEO로 가기 위해 사임한다고 발표한데다 UBS 워버그는 오라클에 대해 "buy"에서 "hold"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 주가가 14% 이상 폭락하고 있다.
이밖에도 델컴퓨터, 선마이크로시스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월드컴이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오라클의 개리 블룸을 영입한 베리타스 소프트웨어도 비교적 견조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리만브러더즈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이베이의 영향을 인터넷주들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는 전주말에 비해 5.42%나 폭락한 상태다. 나스닥바이오테크가 2.88%, 컴퓨터지수는 4.21%, 그리고 텔레콤지수는 3.21%씩 하락했다.
반도체주들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은 편이다. 리만브러더즈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종목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 대해 3/4분기의 주문감소가 4/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 매출추정치를 하향조정한 영향으로 주가가 약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주말보다 3.21% 하락한 상태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퀘스트 오츠에 대한 인수합병 타진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코카콜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유가급등의 영향으로 석유관련주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비롯, 천연가스, 제약, 유틸리티주 정도가 오름세지만 네트워킹주를 중심으로 컴퓨터, 반도체, 바이오테크, 금융주들의 낙폭이 크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코카콜라를 비롯해 이스트만 코닥, 인터내셔널 페이퍼,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GM, JP모건 등의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고 엑슨모빌, 휴렛패커드, 그리고 존슨앤존슨, 머크 등 제약주들이 강보합선을 지키고 있다.
프루덴셜증권은 그동안 안전한 피난처로 간주되던 헬스캐어부문에 대한 투자등급을 "strong buy"에서 "accumulate"로 하향조정했다. 프루덴셜은 헬스캐어부문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