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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성장에 환차익 기대
시장에서는 올해 녹십자의 알리글로 매출을 전년 대비 191.9% 성장한 1746억원으로 예상한다. ABO 홀딩스 인수 발표 전 시장에서 제시한 예상 매출액은 1500억원이었으나, 인수 후 상향 조정됐다. 여기다 지난해 8월 미국 내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전문약국 등과의 계약으로 처방 확대에 따른 빠른 매출 상승도 가능해졌다.
특히 녹십자가 ABO 홀딩스 지분을 취득하는 데 드는 1380억원은 환율 변동 영향을 받지 않는 고정된 액수다. 계약 당시 환율은 1428원이었으며, 이를 원화로 환산해 지급한다. 환율 변동을 반영하지 않는 특수 조항으로 녹십자는 최근의 강달러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 상당한 환율 방어 효과를 거둔 셈이다.
실제 1년 전인 2024년 1월 3일 환율(1299.30원)을 기준으로 지난해 목표 매출 5000만 달러를 원화로 단순 계산하면 649억5000만원이지만, 2025년 1월 3일 환율(1468.8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734억9500만원이 된다. 환율 차이로 발생하는 추가 수익만 85억4500만원이 발생하는 셈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1300원 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00원 선에 근접했다. 새해에도 글로벌 달러화 강세 분위기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다 올해 녹십자의 미국 매출이 전년 대비 120% 가량 성장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환차익 규모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녹십자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ABO 홀딩스 인수를 추진했다. 이번 인수로 혈장분획제제의 원료 확보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도 2일 을사년 신년사를 통해 알리글로의 미국 안착을 높게 평가하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관세 부과’ 불확실성은 변수
녹십자 측은 이에 대해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미국 내 혈액제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아직 정책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관세를 부과하면 자칫 약가 인상이나 공급 부족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ABO 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회사로, 뉴저지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텍사스주에 2곳의 혈액원을 추가로 건설 중으로, 2026년 완공되면 총 8곳의 혈액원이 가동될 예정이다.
알리글로는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선천성 면역 결핍증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이 제품은 GC녹십자의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 공법을 통해 제조, 혈액응고인자(FXIa) 등 불순물 검출을 최소화하는 등 기존 약물 대비 뛰어난 안전성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시장 규모는 104억 달러(15조3264억원)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