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째 행방불명 女아나운서…가방엔 ‘월급 100만원’이 [그해 오늘]

1991년 9월 실종된 김은정 아나
집 인근 고모집 나선 후 ‘행방 묘연’
평상복 차림, 가방엔 ‘월급 100만원’
33년 동안 단서無…수사 종결돼
  • 등록 2024-09-21 오전 12:00:02

    수정 2024-09-21 오전 8:20:10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33년 전인 1991년 9월 21일. TBS 교통방송 김은정 아나운서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78년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KBS에 입사해 5년 간 근무하다 1989년 TBS로 이직했다.

155cm의 작은 키였지만 김씨는 청아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미모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김씨는 방송 ‘안녕하십니까 TBS와 함께의 김은정입니다’ ‘론도 베네치아’ 등의 진행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TBS 개국 이래 단 한 차례의 방송 펑크도 없었던 김씨. 하지만 그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던 1991년 9월 21일 밤부터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씨는 당시 거주 중이던 서대문구 집에서 약 50m 떨어진 고모 집에 들러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김씨는 “추석 특별 생방송 때문에 일찍 쉬어야겠다”고 고모 집을 나선 후 종적을 감췄다.

사진=구글 이미지
본래 김씨는 고모집을 간 후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친구의 병문안을 갈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는 병문안을 가지 않았고, 이날 방송국과도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꽃무늬 블라우스와 점퍼, 초록색 바지를 입은 평상복 차림이었으며 김씨의 핸드백 안에는 월급인 현금 100만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가족들은 김씨의 방황과 가출로 짐작하다 실종 3일째에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끝내 김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김씨가 평상복 차림으로 외출한 점,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해온 점 등을 고려해 가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았다.

사진=MBC 캡처
이후 경찰조사에서 김씨가 평소 “후배들 보기 부끄럽다”, “차에 치여 죽고싶다”, “수면제를 사러 약국에 갔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돼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씨의 가족과 직장 동료들은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보았다.

이후 2~3년간 실종 수색이 이어졌고 1993년에는 ‘공개수배 사건 25시’를 통해 김씨를 수소문했지만, 어떠한 목격자나 단서를 찾지 못해 수사는 종결됐다.

1956년생인 김씨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현재 68세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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