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의료기기, 기능성 화장품 분야를 포함한 글로벌 안티에이징 시장은 2022년 1조9674억 달러(약 2723조원)에서 2029년 2조8062억 달러(약 3885조원)로 반도체 시장(5330억 달러)보다 훨씬 크고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그만큼 블루오션 시장으로서 국내 기업에도 글로벌 도약의 기회가 있고, 한국이 확고한 경제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도 안티에이징 시장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팜이데일리는 안티에이징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플레이어 도약이 유력한 기업들을 소개하고 성공 전략을 집중 분석해봤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나이가 들면 온몸의 세포 기능이 떨어지는데. 면역세포도 예외는 아니다. 기능이 저하된 면역세포는 몸 속에 침투한 병원균을 빠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인식하더라도 제대로 무찌를 수 없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면역력 저하에 따른 노인성 질환을 앓는 환자도 늘고 있다. 2020년 국내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의 84%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만 75세 이상의 경우 60% 이상이 2개 이상의 복합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노화 관련 질환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항노화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노인용 백신’이 뜬다
면역이 떨어져서 생기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현재 예방접종은 주로 영유아, 혹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인 대상 예방접종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노인 예방접종률도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노인용 페렴구균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수는 2017년 각각 52만명과 610만명에서, 2023년 75만명과 810만명으로 연평균 5% 상승 중이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를 뜻하는 RSV 예방 백신 상업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RSV는 폐렴과 모세기관지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영유아와 65세 이상 고령자 등 면역이 약한 연령층에서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RSV로 인한 폐렴은 치료 후에도 천식 발병 위험을 높여 예방이 필수적이다. 세계적으로 RSV 감염자는 약 6400만명으로 추산되며, 매년 16만명이 RSV 감염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질병예측기관인 에어피니티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기준 RSV 예방시장이 2030년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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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 미국 머크(MSD) ‘조스타박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싱그릭스’가 삼분하고 있었다. 그러다 MSD가 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싱그릭스와 스카이조스터의 2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후발주자로 출사표를 던진 곳으로는 GC녹십자 차백신연구소(261780) 유바이오로직스(206650) 등이 있다. 가장 임상속도가 빠른 GC녹십자는 미국 관계자 ‘큐레보’를 통해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RV-101’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 3상에 조만간 돌입한다는 목표다.
유바이오로직스도 면역 증강 플랫폼 기술 ‘uIMT’과 항원 디스플레이 기술(SNAP)을 적용한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EuHZV’의 임상 1상을 최근 시작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EuHZV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만 50세부터 69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저용량(HZV-1)과 고용량(HZV-2) 백신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RSV 백신 개발에 적극적인 국내 개발사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있다. 회사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대상포진 백신, 범용 코로나 백신, RSV 백신을 5대 블록버스터로 육성한다는 목표러, mRNA 방식의 RSV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도 만 19세 이상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RSV 백신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환자 모집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산 RSV 백신 확보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