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금호석유 주총 D-7, 의결권 확보 경쟁 ‘치열’

코앞으로 다가온 금호석유 주총
표 대결 우위 점하기 위한 공방 가열
두 차례 실패한 조카의 난 ‘밸류업’ 효과 볼까
정부 밸류업 정책 속 행동주의 명분에 주목
  • 등록 2024-03-16 오전 4:38:39

    수정 2024-03-16 오전 4:38:39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행동주의 펀드가 가세해 열기가 최고조로 치솟은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금호석유화학 측과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를 대리하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측은 막바지까지 여론 우위를 점하고 표심을 잡기 위한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측과 조카 박철완 전 상무 측 의결권 위임 대리인들은 주주총회가 열리기 약 2주 전인 지난 9일부터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위임장 수령 확보전을 펼치고 있다.

양측이 연일 거센 공방을 이어가면서 승기가 어느쪽으로 기울지 가늠할 수 없는 팽팽한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 회장 측 지분율이 약 15%, 박 전 상무 측 지분율이 약 11%로 5%포인트 차이에 불과한 만큼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표대결의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 주주별 지분 보유 비중은 소액주주가 약 25%, 외국인 20%, 국민연금 9.27% 수준이다.

금호석유 전경
그동안 박 전 상무는 삼촌인 명예회장을 상대로 한 경영권 분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금호석화 정기 주총에서도 박 전 상무가 본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 등을 주주제안으로 올렸으나 표대결에서 승기를 잡지 못했다. 이번 주총에서 2년 만에 다시 경영권 분쟁에 불을 붙인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는 과거와는 판세가 다르다. 최근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호석유도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 방향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명분이 깔렸다. 박 전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특별관계인이 된 차파트너스는 주식 가치 제고에 방점을 둔 주주제안을 내놓은 상태다.

차파트너스 측은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소각하는 안 등을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금호석유 사측은 이에 대응해 보유 자사주의 50%에 해당하는 9.2%(보통주 262만 4417주, 약 3790억 원 규모)를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분할 소각하고 5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를 6개월 내 취득하겠다는 등의 대응책을 내놓은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자사주 소각 안건을 두고 경쟁이 붙자 소액주주들의 분위기는 고무된 모양새다. 주총 결과에 따라 금호석유 측이 최소 보유 자사주 50%인 9.2%를 3년간, 혹은 100%를 2년간 소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측이 보다 주가 부양에 유리한 쪽에 쏠릴 가능성이 없지 않은 양상이다.

다만 국내외 주주들에게 의결권 행사 자문을 제공하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2곳이 차파트너스 측 주주제안에 반대한 점은 일부 부담 요인이다.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차파트너스 측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고,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상정한 주총 안건에는 모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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