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물 뿌리고…어린이집은 지옥이었다[그해 오늘]

  • 등록 2023-12-30 오전 12:02:15

    수정 2023-12-30 오전 12:02:15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20년 12월 30일, 인천의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이 장애가 있는 원생을 때리고 학대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30대 보육교사 6명은 2019년 11월~12월 어린이집에서 자폐증 진단을 받거나 장애 소견이 있는 5명을 포함한 1~6세 원생 10명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5살 자폐아동 A군의 어머니의 신고를 접수한 뒤 해당 어린이집의 최근 2개월 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들의 학대 정황을 포착했다.

CCTV에는 보육교사들이 A군에게 분무기로 물을 뿌리거나, 발과 손으로 몸을 밀치거나 때리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또 보육교사가 A군 외에도 1세 남아 등의 몸을 손으로 밀치는 모습도 확인됐다.

다른 교사는 원생을 사물함에 넣은 뒤 문을 닫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학대 건수가 2개월간 2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 아동 부모들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체중이 20kg 채 안 되는 작은 체구의 4세(당시) 여야를 몸집이 3~4배의 담임교사가 크고 긴 쿠션을 공중에 한 바퀴 돌려 휘둘렀다. 충격을 받은 아이는 그대로 나동그라졌고, 이 교사는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다가서 몸 위를 누르며 강제로 억압했다.

피해 원생 부모들은 보육교사들이 점심시간에 아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노트북 영상을 보여주며 방치한 채 고기를 구워 먹는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상에서 보육교사들은 원생들 의자와 책상을 이용해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고 아이들은 작은 노트북 화면을 보거나 가만히 서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해당 부모들은 가해 교사와 원장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당시 A군의 어머니는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인천 서구 국공립 아동 학대 사건 구속수사 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A군의 어머니는 “교사들은 미안하다는 사과 한 번 없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거나 ‘학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며 “우리 아이는 오늘도 구토하고 최근 밤잠을 설치고 심리 치료를 받으며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후 서구는 해당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들에 대해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하고 원생들을 다른 어린이집으로 모두 옮긴 뒤 어린이집 문을 닫기도 했다.

재판과정에서 가해교사들은 학대사실을 인정하되 ‘상습학대’는 부인했고, 당시 어린이집 원장인 B씨도 방조혐의를 부인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검찰은 2021년 8월 1심 결심공판에서 가해교사 6명과 B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164건 아동학대를 저지른 C 교사에게 징역 5년과 취업제한 10년을, 50건의 학대를 저지른 D 교사는 징역 4년에 취업제한 10년을 구형했다.

또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보육교사 4명에게도 징역 1년과 학대 방조 혐의로 기소된 원장 B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후 B씨는 1심 판단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또 나머지 보육교사 6명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인천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한대균)는 2022년 2월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원장 B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의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또 1심에서 징역 4년~징역 1년을 선고받은 보육교사 6명은 징역 2년6개월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육교사 6명에게 모두 8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이나 학대재범예방강의 수강을 명하되, 구속기소된 보육교사 2명에 대해서는 10년간의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나머지 불구속기소된 보육교사 4명에 대해서는 5년간의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표정부자 다승왕
  • "펑" 폭발음..포항제철 불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