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닛은 올해 들어 3분기째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1분기 110억원→2분기 55억원→3분기 33억원 순으로 분기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3분기 매출은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했지만 누적 매출은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4%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 지난해 연매출(139억원)과 맞먹는 수준의 분기 매출(110억원)을 기록한 덕분이다.
올해 3분기에 유독 루닛의 분기 매출이 부진했던 이유는 파트너사인 후지필름의 실적 부진 여파가 컸다. 루닛 관계자는 “파트너사인 푸지필름의 판매가 더뎠던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후지필름은 2021년 8월 폐 이상소견 진단 보조 솔루션(Lunit INSIGHT CXR MCA)의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인허가를 획득한 후 해당 솔루션의 일본 판매를 담당해왔다. 후지필름은 가장 큰 매출을 냈던 파트너사로 올해 3분기 루닛의 매출 중 43.3%를 냈다.
루닛의 매출은 주로 밴더(판매사업자)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루닛의 파트너사로는 후지필름 외에도 지이헬스케어(GE Healthcare), 필립스(Philips), 홀로직(Hologic) 등이 있다.
루닛이 파트너사를 통해 창출하는 매출은 판매형(CAPEX)과 구독형(OPEX)로 나뉜다. CAPEX는 파트너사의 장비(영상기기)에 루닛 인사이트를 탑재해 1대당 일정한 가격을 지불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지이헬스케어와 필립스 등은 의료 영상 촬영장비와 루닛 인사이트를 연동한 패키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OPEX는 기존 장비의 의료영상 전송시스템(PACS)에 루닛인사이트를 연동해 판독할 때마다 과금하는 방식이다. 의료영상을 1장씩 활용할 때마다 건당 수수료가 발생하는 구조다.
CAPEX와 OPEX의 비율은 각 계약 관계에 따라 다르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루닛은 파트너사 없이 자체적으로 직접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트너사가 3000여 곳에 이르는 상황이라 매출 구조별로 정확한 비율을 밝히긴 어렵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의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도입한 글로벌 의료기관이 3000여 곳에 이른다”며 “이 중에는 루닛이 직판하는 경우도 일부 있겠지만 지금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다만 루닛의 매출은 올해 3분기 기준 86.5%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보다는 수출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루닛은 해외 현지 직원 채용을 위해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 중 20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뷰노, 100% 직판 중인 뷰노메드 딥카스 덕에 매출 ‘쑥’
반면 뷰노의 경우 지난해 8월 뷰노메드 딥카스가 비급여 시장에 진입하면서 매출이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18억원→2분기 30억원→3분기 36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3분기 누적 매출은 83억원으로 지난해 연매출(83억원)을 초과했다.
|
뷰노의 매출은 주로 직접 판매를 통해 창출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진단솔루션과 서버 등 상품 일부를 국내에서 대리점을 통해 판매한 4%를 제외하면 96%가 직접 판매를 통해 매출이 발생했을 정도다.
뷰노는 이처럼 안정적으로 매출이 성장하면서 빠르게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뷰노 측은 “내년 3분기 BEP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BEP 달성 시점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뷰노는 해외 진출을 통해 실적 퀀텀점프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뷰노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내수 비중이 93.2%에 이르는 업체다. 수출을 시작해 해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수익 구조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진출 이후에는 직판 비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뷰노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2021년 현지 법인(VUNO MED Inc.)을 세우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에는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이 FDA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지난 6월 FDA 혁신의료기기 지정(BDD)을 받으면서 심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내년 하반기에는 뷰노메드 딥카스와 흉부 CT판독 솔루션 ‘렁CT AI(VUNO Med-LungCT AI)’의 FDA 인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뷰노는 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 병원에 빠르게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의료기기 기업 등과 파트너십 확장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파트너링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빠른 시장 잠식을 위해 필요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한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판매를 한다면 영업비용이 많이 들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며 “기술력을 입증해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입하는 편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