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바이오 헬스케어 섹터 투자가 드문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비상장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확장성이 높은 플랫폼을 갖고 있거나, 기존에 없던 독보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해 투자매력을 높였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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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센스바이오는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상아질 및 치주조직 재생(시린이 치료) 원천기술의 기반이 되는 ‘코핀7(CPNE7)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상아질이 외부에 노출되면 치아시림 등 증상을 겪는데, 아직까지 근원 치료법이 없어 난치성으로 분류된다. 회사는 시린이 치료제 후보물질 ‘KH-001’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2018년부터 성장잠재력을 인정받아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데일리파트너스 등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펀딩을 받았다. 앵커 투자자(공개 초기 핵심투자자)격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일찌감치 하이센스바이오 기술을 알아보고 투자를 제의했다. 현재 하이센스바이오 누적 투자금은 353억원에 달한다.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 확장성이 투자매력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치료제 뿐 아니라 치약, 가글 등 일반 구강 케어 제품으로도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 굴지의 유통 기업 오리온(271560)과 조인트벤처도 설립했다. 오리온홀딩스(001800)는 하이센스바이오가 개발 중인 시린이 치료제에 대한 중국, 러시아, 동남아시아 판권을 확보했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지난 5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A, BBB 등급을 받아 통과했다. 7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현재 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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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소젠의 ‘BG-Platform’은 엑소좀을 생산하는 줄기세포의 효능을 극대화하고 엑소좀을 균일하게 대량생산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세포에서 분비되는 지름 50~200나노미터(㎚)의 동그란 입자인 엑소좀은 세포 속을 드나들면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약물과 약물전달체로 활용 가능성이 높지만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점이 개발을 막는 장벽으로 꼽혔다. 하지만 회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플랫폼 개발로 엑소좀 생산 뿐 아니라 품질관리, 파이프라인 확장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320억원이다. 2025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설립 3년 만에 엑소좀 기반 아토피 치료제 ‘BRE-AD01’로 미국 임상 1상에 돌입했다. 엑소좀 기반 치료제로 미국 임상 허가를 받은 건 국내 기업 중 브렉소젠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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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BP는 24시간 연속 혈압 모니터링으로 약물 용량을 조절할 수 있으며, 수면, 스트레스 관리, 운동, 음주, 혈압약 복용 등에 따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카트BP는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오는 10월부터 전국 병의원에 유통하고,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온라인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다. 향후 3년 간 국내에서 700억원 규모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내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과 유럽 통합규격인증마크(CE) 승인에 맞춰 해외 진출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확실한 무기를 보유한 ‘낭중지추’ 바이오 기업에게는 저조한 시장 투심도 그다지 장애물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바이오 기업 IR 임원은 “투심이 좋지 않은 만큼 기대수익률이 높아져 투자자들은 보다 확실한 투자 대상을 찾고 싶어 한다”며 “그 동안 코스닥 상장문턱이 높아지면서 후기투자를 꺼려 했으나 최근엔 시리즈C나 프리IPO 등에 투자가 재개되고 있는데, 확실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들에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