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는 딸이 생전 유독 밤마다 홀로 우는 일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미혼인 줄 알고 만나던 남자가 사실은 동거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였다. 그럼에도 딸은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남자에게 선뜻 돈까지 빌려줬다.
그로부터 1년 3개월 후, 딸로 추정되는 백골의 시체가 포천의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백골 시신은 매장도 아닌, 낭떠러지 초입에 버려진 채 미라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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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와 성씨는 같은 교회에서 만나 3개월 정도 교제한 사이였다. 하지만 손씨는 교회 안에서 또 다른 여성과 동거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성씨는 손씨에게 “헤어지고 나한테 와라.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교회에 내연 관계인 것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에 부담을 느낀 손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손씨는 경찰 조사에서 “같이 죽자고 해서 차에서 술을 마시고 연탄불을 피웠는데 나만 빠져나오게 됐다”며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시신을 버린 건 맞다”며 사체유기 혐의는 인정했다. 하지만 경찰은 손씨가 진술을 자꾸 번복하는 점 등을 고려해 손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으며 배심원 9명 모두 만장일치로 유죄를 인정, 손씨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평의에서 배심원 중 6명이 징역 20년, 나머지 3명은 징역 25년 의견을 내놓았다.
2심도 살해 혐의를 부인하는 손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1심이 선고한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살인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약 1년3개월간 수사기관에 사체 은닉 장소를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아 유족에게 오랜 기간 정신적 고통을 주고 수사기관이 사인을 규명하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또한 손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춰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징역 20년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