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서초구 옴니버스파크에 위치한 진코어 서울연구센터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김용삼 대표는 “유전자 교정 및 전달 효율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세계적 수준의 초소형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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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산업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크리스퍼-캐스9’ 복합체는 교정하려는 유전자 염기서열로 안내하는 가이드리보핵산(gRNA)인 ‘크리스퍼’와 특정 염기 부위를 인식해 자르는 단백질인 ‘캐스9’ 등이 결합하고 있는 생체 분자 기계다. 이 기술은 특허 이슈로 인해 원개발사와의 협상없이 후발주자가 상업적인 치료제 개발에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각국의 신생 기업이나 관련 연구진들은 다른 3세대 유전자가위를 찾거나 ‘베이스 에디팅’(염기 교정) 등 차세대 유전자 교정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김 대표는 “절단 효율이 높은 단백질로 캐스9과 함께 캐스12도 널리 연구됐다. 진코어를 설립하기 전부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책임연구원으로 캐스12를 개선하는 연구를 두루 수행했다”며 “그 연구 성과를 토대로 회사를 세웠고, 플랫폼 기술로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약 7000여 종의 희귀 유전질환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교정 도구는 현재 없다. 크리스퍼-캐스9이든, 우리가 가진 크리스퍼-캐스12F1이든 각각의 유전자가위가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질환군이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지난 3월 미국 보스턴 소재 제약사가 유전자 교정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진코어의 TaRGET을 3억5000만 달러 규모(한화 약 4500억원 규모)로 기술도입했다. 도입한 제약사나 세부 기술수출 계약내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조건의 딜이었다. 김 대표는 “크리스퍼-캐스12F1을 가져간 회사는 최근 화제가 된 ‘엑사셀’과 달리, 체내로 전달하는 유전자 교정 치료물질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며 “관련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매달 1번씩 미팅(회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언급한 엑사셀은 오는 12월 미국 내 허가 심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알려진 최초의 유전자 교정 치료 신약 후보물질이다.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스위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SP)가 공동개발했다. 엑사셀은 겸상적혈구증후군이나 지중해성빈혈 등을 앓고 있는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꺼낸 다음, 크리스퍼-캐스9으로 이상 유전자의 교정을 마친 줄기세포 치료제다. 체내에서 직접 유전자를 교정하는 약물은 아닌 셈이다.
김 대표는 “크리스퍼-캐스9은 가장 널리 쓰는 전달체인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에 탑재하기에 크기가 커서 체내 질환부위로 전달률이 좋지 않다”며 “여기에 맞춰 AAV를 개선하는 연구도 많고, 우리처럼 작은 유전자가위를 만드는 시도도 다양하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발굴한 것이 일부 질환에서 크리스퍼-캐스9과 맞먹는 20% 안팎의 교정 효율을 지닌 캐스12F1이다”고 설명했다.
진코어는 현재 자체 확보한 TaRGET을 활용해 ‘뒤센 근이영양증’(DMD)이나 ‘레버 선천성 흑암시’(LCA) 등 근육이나 안과 관련 희귀 유전질환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동물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유전자 교정 치료제와 관련해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것은 관련 사례도 없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엑사셀이 승인되면 국내 진행 사정이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미국으로 가야 한다”며 “관련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대로 파트너사를 찾아 미국에서 공동개발하는 전략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코어는 시리즈A 투자까지 약 17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김 대표는 “현재로서는 투자금과 기술수출 성과 등으로 연구를 수행할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귀띰했다. 이어 “초소형 유전자가위의 추가 기술수출 성공 및 신약 후보물질을 구체화해 그 동물실험 결과까지 내보일 수 있을 시점 등이 도래하면 코스닥 상장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며 “약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전자 교정 산업계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