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2019년에 불거진 ‘인보사 사태’ 이후 세포치료제의 신규 임상 진입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매우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2020년 이후 ‘퓨어스템 에이디주’와 ‘퓨어스템-오에이 키트주’ 등 신약 후보물질 2종에 대한 임상을 새롭게 승인받으면서 강스템바이오텍(217730)이 세포치료제 분야 선도 기업으로서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자부합니다.”
강경선 강스템바이오텍 창업자(현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5일 이데일리와 만나 “국내 신규 임상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강스템바이오텍에 대해 업계에서 많은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며 이같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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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로 재직 중인 강 창업자는 줄기세포분야 세계적인 권위자로도 손꼽힌다. 미국 미시간대 의대 조교수를 거쳐 1999년부터 서울대로 이동한 그는 국내에서 본격적인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했다. 강 창업자는 2010년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모아, 성체 줄기세포 기반 세포치료제 개발 및 생산 전문 기업 강스템바이오텍을 설립했다. 그는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강스템바이오텍의 기술고문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강스템바이오텍 전체 주식 6.07%인 230만1515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강 창업자는 “1996년 세계 최초로 유선(유방 내 관)에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논문을 발표했다”며 “한국에 돌아와서 각종 국책사업을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배양 및 생산 기술부터 각종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해 회사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제대혈 내 극소량의 줄기세포를 순도 95% 이상으로 분리할 수 있으며, 동결보관 기술을 활용해 영하 70도 온도에서 유효기간을 3년까지 늘리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강 창업자가 발굴한 3종의 주력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토피 피부염 대상 ‘퓨어스템-에이디주’(국내 임상 3상) △류마티스 관절염 대상 ‘퓨어스템-알에이주’(국내 임상 1/2a상 완료) △골관절염 대상 ‘퓨어스템-오에이 키트주’(국내 임상 임상 1/2a상) 등이 포함된다.
“1~2년 내 글로벌 기술수출 충분히 가능”
이중 퓨어스템 에이디는 2019년 10월경 국내 첫 번째 임상 3상에 실패했고, 2021년 5월 식약처로부터 추가 3상을 재승인받은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퓨어스템-에이디주의 추가 임상 3상은 현재 최종 목표인원(308명)의 80% 이상에게 투약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퓨어스템-오에이 키트주는 100% 줄기세포 치료제인 다른 후보물질과 달리, 돼지의 무세포성 연골기질과 줄기세포를 섞은 융복합제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염소를 이용한 대동물 실험을 통해 퓨어스템-오에이 키트주의 퇴행성 연골 재생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강 창업자는 “퓨어스템-에이디주의 첫 번째 3상은 ‘살아있는 세포’(라이브셀)였고, 다시 승인받은 3상은 동결된 세포를 사용한다”며 “단 1년 반 정도 되는 시간안에 변경한 제형의 비교 동등성 자료 등을 다 생성해 1, 2상 없이 3상으로 재진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보다 까다로운 식약처가 융복합 제제인 퓨어스켐-오에이 키트주를 승인한 것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본다”며 “세계최초로 융복합 제제가 승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퓨어스템-에이디주에 대해 국내 임상 3상후 기술수출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퓨어스템-오에이 키트주의 경우 독일 헨리우스 메디컬(헨리우스)에 이미 기술수출됐으며, 2상부터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부터 연평균 9%씩 성장해 2030년 276억8000만 달러(한화 약 36조4680억원), 골관절염 시장은 2030년경 156억9000만 달러 (한화 약 20조6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이런 시장을 노릴 퍼스트인클래스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재생의료 산업 커지려면...“식약처 행정 대응책 보완 절실”
한편 강 창업자는 현재 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는 줄기세포나 유전자 치료제, 엑소좀 등 신약개발 기업부터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 등 같은 유관 기업 총 118곳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강 창업자는 “보건의료 산업 전반이 아닌 재생의료 분야로 보면 미국과 한국의 기술격차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 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3월 내놓은 ‘2022년 보건의료산업 기술수준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을 100으로 볼 때, 유럽(88.4%) 일본(81.7%), 한국(79.4%), 중국(74%)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환산한 미국과 한국의 기술격차는 2.5년이었다. 결국 재생의료 분야에서는 이같은 기술격차마저 없다는 얘기다.
그는 “국내 개발사가 찾아낸 후보물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고 이를 감별해 개발 진행 여부라도 빠르게 결론을 내주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식약처 심사관은 20여 명 안팎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FDA는 최근 심사관을 100명 늘린다고 발표했다. 전문적인 심사관이 한국 역시 최소 지금의 2배 수준까진 늘어나길 바란다. 재생의료 산업의 확대를 위해 가장 절실한 부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