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000100)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국산신약)의 원 개발사로 알려진 오스코텍은 지난 8월 26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200억원 중 약 1090억원은 신약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활용하고, 11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근 바이오벤처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주가가 받쳐줘야 하는 상황이다. 주가가 내려가면서 발행가액을 대폭 낮췄고, 모집금액도 축소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스코텍 주가는 연초 대비 많이 하락한 상태다. 올해 1월 3일 3만4400원이던 주가는 9월 28일 1만8650원으로 약 46% 감소했다. 문제는 유상증자 예정 발행가이던 1만8750원보다 주가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1차 발행가액이 1만4750원으로 결정됐다. 따라서 모집금액도 1200억원 규모에서 944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만약 주가가 1만4750원 밑으로 하락한다면 2차 발행가액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9월 29일 오스코텍 주가는 전날 대비 450원 오르면서 1만9100원까지 상승했지만, 30일에는 다시 600원 하락해 1만8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발행가액 최종 결정일이 11월 2일인 만큼 주가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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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코텍 주가는 유상증자 결정 이후 급락했다. 유상증자를 결정한 8월 26일 2만4000원이던 주가는 다음날 무려 6000원 하락한 1만9400원에 머물렀다. 오스코텍 주주토론방에서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회사 측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찼다. 오스코텍은 이미 지난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300억원을 조달한 바 있어 추가 유상증자와 그 규모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오스코텍 측도 “회사는 모두가 움추려들기 쉬운 지금이 오히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레이저티닙 글로벌 출시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도 “그날을 기다리기보다 더욱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연구가발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비상하는 시기를 한 층 앞당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오스코텍은 △SKI-O-703(면역혈소판감소증 임상) △SKI-G-801(고형암 임상/급성골수성백혈병 임상) △ADEL-Y01(치매치료제) △OCT-598(면역항암제) 등 4개 파이프라인 임상과 전임상 과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이 중 면역혈소판감소증 치료제와 고형암 치료제는 내년 1분기 글로벌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줄어든 자금조달 규모 “문제없어, 주주들 기대에 보답할 것”
특히 “회사 주력 파이프라인은 회사 규모 대비 세계 여타 바이오 기업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자금 조달로 4개 임상 및 전임상 과제 개발을 가속화해 빠른 시일 내 기술이전 등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주주들의 기대와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유상증자 모집금액 규모가 축소된 것에 대해서도 비용 계획을 수정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944억원 중 888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1200억원 규모에서 944억원 규모로 모집금액이 줄어들었다. 이번 자금은 2024년까지 2년간의 계획을 잡고 집행될 예정이다.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서 임상 투자 부분을 낮췄다”며 “2024년에 투자되는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고, 내년에는 얀센과 유한양행을 통해 유입되는 로열티도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