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미약품(128940)과 유한양행(000100), GC녹십자(006280) 등이 해당 적응증 관련 4제 복합제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차례로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있어서다. JW중외제약(001060) 등도 성분 구성을 바꿔, 기존 복합제와 차별화된 개량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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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제 복합제 시장 스타트, 한미·유한·녹십자 3파전
6일 업계에 따르면 3개 이상 성분을 넣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1제(단일제)와 2제 복합제를 확보하고 있는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 국내 개발사들이 3제 및 4제 복합제 라인업을 추가로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 ‘아모잘탄엑스큐’(성분명 로사르탄,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했다.
지난달 유한양행의 ‘듀오웰에이플러스’와 GC녹십자의 ‘로제텔핀’ 등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도 식약처의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듀오웰에이플러스와 로제텔핀은 모두 아모잘탄엑스큐와 달리 로사르탄 대신 텔미사르탄이 포함된 약물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고혈압 환자의 50% 이상이 고지혈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복합제를 복용하면 단일제를 각각 먹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며 “4제 복합제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혈압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고지혈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일하게 출시됐던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 아모잘탄엑스큐는 약 2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업계에서는 해당 시장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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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제 복합제 시장도 성장 중...종근당·JW중외 등도 잰걸음
이제 막 발걸음을 뗀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 시장과 달리 3제 복합제의 시장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3제 복합제의 대부분은 로수바스타틴과 텔미사르탄, 암로디핀 등의 성분으로 구성된다.
2020년 매출 기준 가장 대표적인 3제 복합제는 한미약품의 ‘아모잘탄’(95억, 시장 점유율 29%), 보령의 ‘듀카로’(64억원, 19%), 대웅제약(069620)의 ‘올로맥스’(49억원, 15%) 등이다. 이들을 포함해 일동제약(249420)의 텔로스톱플러스, 유한양행(000100)의 듀오웰에이 등 13개 제품이 3제 복합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여기에 뛰어들기 위해 종근당(185750)도 고혈압 고지혈증 3제 복합제 ‘칸타벨에이’(성분명 칸데사르탄, 암로디핀, 아토르바스타딘)를 개발해 지난 5월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JW중외제약도 ‘리바로 3제 복합제’(성분명 발사르탄, 암로디핀, 피타바스타틴)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2025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복합제마다 세부 성분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 물질은 스타틴 계열 중 유일하게 피타바스타틴을 성분으로 넣었다. 고혈압·고지혈증 환자 중에서도 당뇨 위험이 있는 환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스타틴 계열의 물질을 장기간 고강도로 복용하면 간 수치 악화나 당뇨 발생 등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학계에서 유일하게 당뇨 위험이 없는 물질로 알려진 것이 피타바스타틴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함께 존재할 때 환자마다 예후가 다르다”며 “의사의 판단에 따라 각각의 환자에게 최적화된 약물을 처방할 수 있도록 치료 옵션이 많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