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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앤알바이오팹은 2020년 2월부터 세계 1위 제약·바이오기업 J&J 의료기기 사업부문 자회사인 에티콘(Ethicon)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생체조직 스캐폴드(생분해성 지지체)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다. 스캐폴드는 인체 내 삽입돼 힘줄, 연골 등을 지지하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2021년 공동연구 1차계약이 만료됐다. 향후 일정은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비공개다.
본격적으로 티앤알바이오팹이 J&J 이슈로 주가 급등락이 나타난 시기는 2020년 연말 한 콘퍼런스에서 “J&J와 공동연구 결과들이 긍정적이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다. 2020년 12월 28일 시총 1300억원대에서 3개월 만인 2021년 3월 26일 3000억원을 기록했다. 뒤이어 2021년 6월초 티앤알바이오팹 측은 “제품 개발을 위한 J&J와의 공동 연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으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2021년 6월 1일 시총 2600억원대에서 2개월 만인 8월 13일 7400억원대까지 순식간에 돌파했다.
실제로 티앤알바이오팹은 몇 년 전 중국 상해에서 J&J 고위 관계자와 15분 미팅을 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 4월 8일 두아토 회장과 미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두아토 회장은 지난 1월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한국을 찾았으며,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25분 비공개 면담도 진행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두아토 회장과 70분 미팅 시간이 주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티앤알바이오팹 주가는 J&J 성과가 2021년에 결국 나오지 않으면서 하락세를 보이다가 두아토 회장 소식에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24일 3490억원까지 떨어졌던 시총는 4월 8일 6000억원(무상증자 시총 3000억원 포함)까지 치솟았다. 다만 바이오 섹터 투심 악화, 금리 인상 등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2021년만큼 J&J 테마로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했다.
2018년 코스닥에 입성한 A사는 상장 초기부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중국 상해에 J&J 넘버4 CTO(최고기술경영자)와 미팅을 위해 대표이사가 출국했다”고 홍보를 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 했다. 2019년에는 글로벌 톱3 제약사 중 한 곳과 플랫폼 원천기술의 검증시험(FSA)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FSA는 기술수출 계약에 있어서 최종 검증 단계에 해당된다. 하지만 빅파마 기술수출 성과 소식은 지금까지 들려오지 않고 있다. 2조원을 넘어섰던 시총은 현재 4000억원대를 횡보 중이다.
티앤알바이오팹 측은 A사 사례와 전혀 다른 경우라고 일축했다. 티앤알바이오팹 관계자는 “J&J가 우리 회사 기업 가치에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밖에 안 된다고 본다. 첫 번째는 인공장기, 두 번째는 독일계 헬스케어 회사 비브라운과 공동개발, 세 번째는 세포치료제가 회사의 주요 가치다”면서 “특히 인공장기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논문도 실렸었다”고 말했다. J&J 공동연구 진척 사항과 관련해서는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