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제넨바이오의 누적 영업적자는 약 100억6000만원으로 사실상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로써 제넨바이오는 △2018년 영업적자 23억9000만원 △2019년 영업적자 119억원 △2020년 영업적자 117억원으로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코스닥시장 퇴출요건은 상장사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토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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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직후 사업연도에 해당하는 올해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데 있다.
지난달 20일 제넨바이오는 다섯 주를 한 주로 합치는 액면병합을 진행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액면병합은 그간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증자로 유통주식 수가 너무 많아졌다는 회사 내외부의 우려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추가적인 유·무상 증자 계획을 염두에 둔 조치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속적인 영업적자는 바이오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설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대한 투자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부연했다. 제넨바이오는 본래 전자기기 부품 등을 제조하던 ‘태양기전’이 모태였으나 2017년 공감이앤티를 인수하며 폐기물 매립사업에 진출했고 당시 윈도우 사업 종료와 함께 태양기전 시절 영위했던 사업을 모두 중단했다. 2018년에는 영장류 전문 비임상 시험대행업체(CRO) ‘에이피알앱’의 지분 100%를 양수한 데 이어 이듬해 본격적으로 이종장기 이식 연구·개발 등 바이오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는 경기도 평택 드림테크산업단지에 제넨코어센터 착공 준비에 나서면서 인프라 투자에도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넨코어센터의 완공 시기가 늦춰졌고 이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됐다는 것이 제넨바이오의 설명이다.
앞서 제넨바이오는 국내 최초로 연내 돼지 췌도이식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이종장기 임상실험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측은 “이종간 이식으로는 국내 최초 임상실험이다보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약품의 임상실험과 같이 천문학적인 액수가 필요한 규모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이종췌도 이식 임상과 관련해서는 확보한 예산이 있어 식약처의 승인만 받으면 진행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제넨바이오는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돼지췌도 이식 전임상을 마치고 지난해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을 제출, 현재 식약처에서 요구한 보완사항을 수행 중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안전성 실험을 마치고 올해 중순까지 데이터를 제출해 이르면 하반기 중 임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