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고바이오랩(348150)은 지난달 10일 미국과 호주에서 경구용 건선 치료제 후보물질 ‘KBL697’ 투약을 시작했다. 앞서 고바이오랩은 지난 2020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로써 고바이오랩은 아시아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사 가운데 최초로 FDA 임상 2상에 진입한 회사가 됐다. KBL697 임상 2상 중간결과는 올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질병에 치료 효과가 있는 인체 미생물을 기반으로 했다. 미생물의 약 95%는 인체 내 장에 존재한다.
이데일리는 지난달 26일 박철원 고바이오랩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 현황 살펴보고 미래가치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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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스 상업화 물꼬 트고 유효성 증명하면 신약 가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둘러싼 대외적인 환경적인 변화도 향후 기술수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레스(Seres) 테라퓨틱스는 지난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클로스트리듐 디피실’(C. difficile) 감염증에 대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SER-109’를 올해 중반에 FDA 품목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SER-109는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받았기 때문에 신청 후 6개월 이내인 올 연말 즈음 품목허가가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세레스가 FDA 품목허가를 받으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향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아직 상업화에 성공한 신약이 없다.
그는 과거 siRNA(짧은간섭 RNA) 치료제도 시장 의구심이 지속됐지만 지난 2018년 앨나이람의 RNA간섭치료제 ‘온파트로’가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개념증명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도 품목허가와 상업화가 이뤄지면 고바이오랩의 파이프라인 가치 상향은 물론, 기술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세레스 신약의 품목허가와 KBL697 임상 결과에 따라 ‘조’(兆) 단위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파이프라인 가치 상향에 치료제 시장판도 변화도 기대
임상 결과 여부에 따라 고바이오랩의 기업가치와 파이프라인 시장가치도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바이오랩은 건선, 궤양성대장염, 천식·아토피, 염증성장질환, 간 질환, 암,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총 8개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 중 올해 호주 임상 2상이 예정된 궤양성대장염 치료제는 건선 치료제와 같은 후보물질(KBL697)을 쓴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치료제 시장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 대표는 “아토피, 건선 등 피부질환은 몸속 면역기능 불균형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연고 등을 이용해 증상만 치료하고 있는 형국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단독 또는 병용치료 할 경우 훨씬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피부질환의 경우 항체 치료제는 연간 3만~4만달러(3613만~4818만원)로 치료비가 비싸다”면서 “바르는 연고는 효과가 낮다. 경구제인 스테로이드 약은 오랫동안 먹을 수가 없다”고 비교했다. 이어 “반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사실상 건강기능식품인 프로바이오틱스와 큰 차이가 없다”며 “안전하게 오랫동안 복용할 수 있다. 가격도 싸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효능을 증명하고 상업화되면 치료제 시장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고바이오랩은 지난해 10월 중국 제약업체 신이(SPH SINE)와 KBL697, KBL693(천식·아토피) 등 2개 치료제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에 대해 1억1000만달러(1325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