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 "코로나 시국 닮은 '비틀쥬스', 희망을 전하고파"

국내 초연 오른 브로드웨이 뮤지컬
'98억살 유령'으로 관객에 웃음 선사
오랜만의 코미디 작품에 빠져들어
뮤지컬배우 17년차, 원동력은 '무대'
  • 등록 2021-07-22 오전 12:00:00

    수정 2021-07-22 오전 12: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로나19로 힘든 시국이지만 그럼에도 삶에 대한 희망은 찾아야 하죠. 뮤지컬 ‘비틀쥬스’의 내용과 닮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1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뮤지컬배우 정성화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뮤지컬 ‘비틀쥬스’를 봐야 하는 이유를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 시국에 공연을 알리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송구스럽다”면서도 “그럼에도 무대는 계속돼야 함을 관객에게 전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뮤지컬 ‘비틀쥬스’에서 주인공 비틀쥬스 역을 맡은 배우 정성화(사진=파크위드엔터테인먼트)
‘비틀쥬스’는 팀 버튼 감독의 동명영화가 원작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개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복잡한 무대 장치로 공연 준비 기간이 길어져 개막을 두 차례 연기했다. 개막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돼 방역 지침을 더욱 강화해 공연하고 있다.

작품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다룬다. 그런 가운데 삶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점이 코로나19 시국과 닮아 있다. 정성화는 “‘비틀쥬스’를 통해 죽음도 삶의 일부이며 그렇기에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며 “공연장을 찾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관객이 우리 공연을 보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희망을 가져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성화는 배우 유준상과 함께 주인공 비틀쥬스 역에 캐스팅됐다. 98억년 동안 이승과 저승 사이에 끼인 채 살고 있는 유령 캐릭터다. 정성화는 “유령이지만 어두운 존재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주변에서 볼법한 까불까불한 악동처럼 표현해 유쾌하고 즐거운 비틀쥬스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비틀쥬스’ 중 비틀쥬스 역 배우 정성화의 공연 장면(사진=CJ ENM)
뮤지컬은 원작영화 못지않은 화려한 볼거리를 갖췄다. 배우가 손으로 불꽃을 옮기고, 거대한 퍼펫이 튀어나온다. 비틀쥬스의 분신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마술쇼를 보는 듯 환상적이다.

관객 입장에선 눈과 귀가 즐겁지만 배우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정성화는 “우리 공연은 컴퓨터로 클릭하면 한 순간에 움직이는 ‘오토메이션’ 무대”라며 “제일 중요한 건 늘 정해진 자리에서 약속된 연기를 하고 대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힘든 작품임에도 정성화는 ‘비틀쥬스’에 온 힘을 쏟았다. 오랜만에 만난 코미디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정성화는 SBS 3기 공채 개그맨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뮤지컬에서 심각한 역할만 주로 하다 오랜만에 코미디를 하니 씨름선수가 모래판을 만난 것처럼 작업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코미디 뮤지컬을 더 해보고 싶다”며 “블랙코미디 장르의 창작뮤지컬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뮤지컬배우로는 올해 17년차다. 정성화는 뮤지컬배우로서의 원동력을 무대에서 찾았다. 그는 “무대 위에선 내가 하는 연기에 대한 관객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다”며 “무대에 서는 것을 꿈꾸며 연습하는 것이 여전히 즐겁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비틀쥬스’는 오는 8월 8일까지 공연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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