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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신 오타쿠 경제’·‘Z세대 젊은이들은 왜 인스타·틱톡에 빠지는가’의 저자, 하라다 요헤이(原田曜平)가 도쿄대·와세다대·게이오대 등지의 대학생 11명에게 클럽하우스를 쓰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이들은 왜 클럽하우스를 떠날까.
클럽하우스에서 꼰대들의 훈수를 들었다는 경험담이 잇따른다. 어린 시절 유학을 갔다가 일본으로 돌아온 게이오대 2학년 타카스기 마유카는 “귀국자녀들의 대화방에서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해외와 국내 중 어느 곳에서 기르고 싶은가’를 주제로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40대 정도의 여성에게 설교를 들은 적이 있다”며 “일본을 바꾸는 건 귀국자녀들이니 모두 정치인이 되라는 내용이었는데,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릿쿄대에 재학 중인 다른 학생도 “대화방에서 얘기하는에 아저씨가 들어와 갑자기 일장연설을 늘어놨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 사람 뭐지? 젊은이에게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고 싶은 건가?’라고 생각했다”며 “왠지 무서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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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린대 2학년 스즈키 카논은 “클럽하우스를 하는 건 의식이 높은 계열과 어른 뿐이라는 인상”이라고 했다. 와세다대 2학년 야오이 코우타로도 “평소에 만날 수 없는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재밌지만 의식 높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통의 대학생들은 쓰기 어려운 것 같다”고 동의했다.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를 굳이 들어야 하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친구들과 대화하기에는 클럽하우스를 쓰는 게 번거롭다는 지적도 있다. 주제를 정하고 대화방을 만들어 일정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귀찮다는 것이다. 이미 클럽하우스를 대체할 소통 창구는 많아 보인다. “화제가 되는 주제라면 책을 읽으면 되고,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좋아하는 기업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싶다면 트위터로 충분하다”는 시니컬한 반응도 있다
식어버린 인기를 회복하려는 듯 클럽하우스는 기존 전략 수정에 나섰다. 초대장을 없애고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해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폴 데이비슨 클럽하우스 창업자는 타운홀 미팅에서 “클럽하우스를 개방하는 건 중요하다”며 “모든 사람이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만 뒤처질 수 있다’는 심리를 자극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클럽하우스는 과연 ‘잘난 체하는 사람만 남았다’는 비아냥과 함께 떠나간 젊은이들을 붙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