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서울 핵심 상권과 주요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고가 수입차를 사고파는 매장이 늘고 있다. 연간 판매신장률이 30%에 달할만큼 고객이 늘자, 수입차 업계는 올해도 전시장(Show room)과 서비스센터 확장에 나설 예정. 그러나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서 알토란 같은 부지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6일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매장을 늘려야 하지만 문제는 부지"라고 말했다. 서울 핵심 상권엔 이미 적지않은 전시장과 서비스센터가 들어서 있는데다, 적정규모의 부지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 ▲ 서울 도산대로에 위치한 BMW 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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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들은 일단 점찍어둔 예정지가 있다면 007작전을 방불할 만큼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인다고 한다. 수입차 딜러가 신규 전시장 부지로 눈여겨 보고 갔다는 소문이 돌면 해당 부지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아 사업에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유럽 수입차 관계자는 "그러다 보니 부지매입이 완료될 때까지 보안이 생명"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방의 경우 수입차 매장이 들어서면 해당 건물과 부지가격이 오르는 사례도 종종 있다. 수입차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래서 매장을 낼 때 보유자산의 가치 상승 여력을 두루 따지는 딜러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마치 롯데와 신세계가 백화점을 세우면 해당 자산(건물과 부지)의 가격이 뛰어 개발이익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딜러사 입장에선 보유자산의 가치가 오르면 자금융통 능력도 커진다. 은행에서 사업자금을 빌릴 때 인정받는 담보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서울의 수입차 매장은 도산대로와 삼성역주변, 서초~방배대로 등에 집중돼 있다. 특히 청담동에서 압구정동 사이 3.3km 구간의 거리를 잇는 도산대로는 아우디와 BMW 등 유명 수입차 매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부산에선 수영구 남천동 일대가 제2의 도산대로를 꿈꾸며 매장이 늘어서 있다.
한편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1년말 현재 국내 수입차업체의 전시장 수는 246개, 서비스센터(AS센터+퀵센터)는 295개에 달하고 있다. 지난 5년 사이 전시장은 52%, 서비스센터는 38% 증가했다.
40개 전시장과 34개 서비스센터를 갖고 있는 BMW는 연내 영등포와 구로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강남에 서비스센터를 추가하는 한편, 지방에도 서비스센터를 2개 더 열 예정이다. 지난해 6개 전시장을 열었던 크라이슬러는 올해도 4~5개의 전시장이 신규 오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에는 원주와 서울 서초에 서비스센터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