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IPO 적정몸값 찾기 바람]①수요예측 가격미제시 불허

한국종합기술, 참여수량만 제시 不인정..신고서에 못박아
확산 움직임 관심..상반기 IPO 인수제 개선안에 담길 듯
  • 등록 2011-03-17 오전 10:20:00

    수정 2011-03-17 오전 10:20:00

마켓in | 이 기사는 03월 15일 10시 5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상장공모시장에 발행사의 적정 몸값을 찾기 위한 주관회사들의 행보가 차츰 두드러지고 있다. 올 상반기내 기업공개(IPO) 인수제도 개선방안 마련에 앞서 IB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이다. 이 중 하나가 상장 공모가를 사실상 확정짓는 기관 수요예측 때 `가격미제시(Market Order)`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개선방안에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확산 여부가 관심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홀딩스(003480) 계열 엔지니어링업체 한국종합기술(공동대표주관 우리투자증권(005940)·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공모를 위해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주식은 314만주로 공모희망가액 범위(밴드)는 6800~9200원(액면가 500원)이다. 밴드 내에서 확정될 경우 공모금액은 214억~289억원이다. 확정가는 4월11~12일 기관 배정주식 60%에 대한 수요예측 결과 및 증시 상황 등을 감안해 발행사와 주관회사가 최종 결정한다.

한국종합기술의 공모가를 사실상 결정할 기관 수요예측은 남다른 점이 있다. 수요예측을 맡은 주관회사 우리투자증권은 참여수량만을 제시하는 `가격미제시`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희망 기관들은 반드시 가격, 수량 및 참여금액을 제시하도록 했다. 아예 증권신고서에 못박았다.

가격미제시 제도는 2007년 5월 기업공개(IPO) 등 주식인수업무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상장 공모가를 결정하기 위한 수요예측 때 기관들이 가격을 지정하지 않은 채 참여물량만 제시해도 되도록 한 제도다. 공모가격이 결정되면 이 가격에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 이후 거의 대부분의 상장공모에 활용돼 왔다. 하지만 시장 활황때 심한 부작용을 낳았다. 공모가에 거품을 끼게 하는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먹을 게 많다` 싶으면 물량을 더 많이 받기 위해 기관들이 앞다퉈 물량만 써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에 따라 상대적일 수 있겠으나 평소 수요예측 참여물량 중 20~30% 였던 가격미제시 비율은 많게는 60~70%까지 치솟는다"고 말했다. 이는 공모가 과대평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가격미제시 물량은 주관회사가 통상 주당희망가격(밴드) 상단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한창 공모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원인도 가격미제시의 부작용도 한 몫 했다.

한국종합기술 수요예측때 가격미제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발행사의 적정한 제 몸값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주관회사의 자정 움직임인 셈이다. 공모가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발행사의 상장후 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가격미제시 불허는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들어 블루콤(033560)(청약일 1월17~18일, 대표주관 우리투자증권), 딜리(131180)(1월19~20일, 현대증권) 때도 있었다. 하지만 `가뭄에 콩 나듯` 드물었다. 올들어 14개 상장공모 중 2곳에 불과했다. 따라서 가격미제시 기관을 배제하는 원칙은 올 상반기내 IPO 인수제도 개선방안 마련에 앞서 의미있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원칙은 향후 개선방안에 포함될 가능성 또한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가치평가 능력이 있는 기관들이 가격제시없이 물량만 받아간다는 것은 수요예측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성실한 수요예측이 선행될 때 공모가 또한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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