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재벌총수들과 대자산가들이 새해 벽두부터 좌불안석이다. 대내외적인 `악재(?)`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세청이 역외탈세(해외탈세) 단속 강화방침을 정하고 세정의 칼을 뽑아든 데 이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는 스위스은행에 있는 2000여명의 비밀계좌를 곧 공개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 칼 빼든 국세청, 역외탈세와의 `전면전` 선포
국세청은 최근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올해 대기업 오너나 자산가의 국외 재산 은닉 등을 통한 역외탈세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일부 고소득 자영업자와 대재산가 등 세법질서를 저해하는 탈세자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며 "특히 역외탈세 추적 등 숨은 세원 양성화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본청 국제조세관리관실에 `역외탈세담당관` 등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를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역외탈세 추적 업무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짙은 기업에 대해선 오너 및 최대주주는 물론 거래처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이미 3~4개 기업에 대해 해외거래 과정에서 거액의 탈세를 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경우 국제거래조사국이 지난 18일 전격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 스위스 비밀계좌 공개 임박..어산지에 `주목`
| ▲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지난 1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프론트라인 클럽에서 취재진에게 역외 은행의 자료가 담긴 CD를 들어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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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은행 계좌에 `검은돈`을 숨겨 둔 대기업과 부유층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어산지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비밀계좌도 드러날지 큰 관심사다.
어산지는 지난 17일 런던의 프론트라인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위스 율리우스 배르 은행에 있는 2000여명의 비밀계좌를 몇 주 후 완전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 때 이 은행에서 일했던 루돌프 엘머는 어산지에게 CD 2장에 담긴 데이터를 건넸다. 엘머는 "역외 계좌에 숨겨진 돈의 정체에 대해 진실을 알고 싶다"며 폭로 배경을 설명했다.
엘머는 지난 2002년까지 8년간 카리브해의 조세피난처인 이 은행의 케이먼제도 지점에서 일했다. 그는 2007년 위키리크스에 부유층의 탈세정보를 전달했으며 당시 일부 국가는 폭로된 인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엘머는 스위스 은행비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스위스 율리우스 배르 은행은 부유층 자산관리에 강점이 있으며 전 세계 부자와 다국적 기업, 금융사들이 탈세 목적으로 이 은행 계좌에 돈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