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지난 2006년 6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8만여명 명의를 도용해 게임아이템 작업장을 운영하고 142억여원의 부당 매출을 올린 최모(34)씨 등 7명 등을 입건했다.
얼마전 대작 온라인게임 `아이온`을 발표한 엔씨소프트(036570)는 `오토(Auto)`라 불리는 게임자동사냥 프로그램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오토는 사람 대신 몬스터 사냥을 대신해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사이버 머니를 늘리는 자동 프로그램을 말한다. 정당한 권한없이 게임캐릭터의 속도를 증가시키거나 에너지 소모없이 사냥등의 행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
얼마전까지 PC방을 근거지로 한 `작업장`(청소년 등을 고용해 단순 노동으로 게임머니를 양산하는 곳)이 성행했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으로 더욱 똑똑해진 오토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문제는 오토가 거액의 환치기나 대량 명의도용 사태로 번지는 등 사회적으로 해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똑똑해져..상담원 두고 대기업화
오토란 컴퓨터가 게이머 대신 몬스터를 잡고 아이템과 사이버머니를 챙겨주는 자동 프로그램을 말한다. 컴퓨터에 오토를 설치하고 게임을 실행하면 프로그램이 알아서 몬스터 사냥을 대신하고 아이템을 주어 모은다. 게이머는 손쉽게 게임머니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거액의 아이템과 게임머니가 오가는 리니지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오토 사용자가 많다. 나온지 한달도 채 안되는 신작 MMORPG `아이온`과 `프리우스온라인`에 오토가 등장할 정도로 출현 속도도 빨라졌다.
최근 오토는 인공지능으로 점차 똑똑해지고, 이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도 대기업화되는 추세다.
얼마전 등장한 A 게임용 오토의 경우, 체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때가 되면 적당히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할 줄도 안다. 스스로 체력을 조절하며 사냥을 하기 때문에 죽지 않고 게임을 이어나갈 수 있다.
만약 게임사가 고용한 모니터링 요원이 채팅이라도 걸어오면 자동으로 답변해주는 기능으로 발각 위험을 모면하기도 한다. 한 곳에서만 사냥하지 않고 여러곳을 옮겨다니기 때문에 쉽게 발견되지도 않는다.
특정시간 예약종료 기능도 갖춰 직장인이 퇴근 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설정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장난감 모양의 USB만 꽂으면 간편하게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등 생김새도 크게 진화하고 있다.
판매 유통사도 대기업화되고 있다. 오토 판매사들은 자체 홈페이지와 고객상담원까지 갖추고 있으며, 주요 포털에서도 버젓이 광고를 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유통되거나 일부는 월 정액을 받고 주기적인 업데이트 등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대행해 주는 곳까지 생기고 있다.
◇거액 환치기 등..사회+게임산업 전반에 해악
오토는 사이버 상의 게임머니가 실제 돈으로 바뀌기 때문에 환치기 등 범죄로 악용될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중국에서 다량 구입한 온라인 게임머니를 국내에 유통해 수백억원을 현금화한 뒤 다시 중국으로 빼돌린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이들은 작업장이나 오토를 통해 쉽게 생성한 게임아이템 등을 싼 값에 다량 구입해 국내의 게임아이템 직거래사이트나 제3거래 시장을 통해 이를 팔아 거액의 현금을 모았다. 이렇게 마련된 현금은 중국으로 빼돌리기 위해 `대포`통장을 이용한 환치기에 사용됐다.
오토는 거액의 돈을 쉽게 벌 수 있기 때문에 명의도용의 유혹도 불러 일으킨다.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몰래 사용해 가짜로 계정을 만들어 사용하면 쉽게 게임머니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IT업체나 유명 쇼핑몰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중국 사이트에서 떠돌아다니면서 명의도용에 사용되고 있다. 개인 주민번호는 물론, 주소와 휴대폰까지 제시된 사례가 있다.
게임업체도 이를 전담하는 인력을 운영하고 대책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 한 게임업체에 따르면, 오토프로그램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접수가 전체의 약 40%에 달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엔씨 등 10여개 업체 공동 법적대응
오토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등의 취지에서 볼때 기본적으로 불법이다. 법원에서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상의 저작권 침해 뿐 아니라 업무방해로도 위법성을 인정하고 있다.
일부 게이머들의 경우 몬스터 사냥 등 단순 노동에 드는 시간을 줄여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고, 특정 게임사의 경우 오토를 일부 허용한다는 사례를 들어 오토의 정당성을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오토는 환치기나 명의도용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무엇보다 국내 게임 산업 전반에 손실을 불러 일으키는 등 역기능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 한 목소리다.
엔씨소프트(036570) 등 10여개 게임사들은 공동으로 오토 판매사들에 법적 대응을 준비 하고 있다. 피해사례와 피해 규모에 대해 업계가 공동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경찰 수사를 통해 조만간 밝힐 계획이다.
얼마전 아이온을 출시한 엔씨소프트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에 검색광고 대행을 하고 있는 `오버추어`에 오토 광고 중단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측 관계자는 "오토는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등 게임 본래 시스템을 와해시킨다"며 "게임 산업전반에 손실을 주고 게임사들도 대응에 소요되는 비용이 늘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아이온` 유료회원수 증권사마다 제각각
☞`아이온` 유료화 첫날 동접자수 10만명-미래에셋
☞아이온 `리니지급 대박` 터뜨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