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이조! 세중나모의 `돈 안든 M&A`

흡수합병 위해 `현금` 대신 `자사주` 지급
"피합병 임직원 충성도 높아져"
  • 등록 2007-04-16 오전 8:00:00

    수정 2007-04-16 오전 8:00:00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기업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다른 기업을 인수해 합병(M&A)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M&A는 그만큼 비용과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인수에 필요한 비용에 비해 인수 후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경우 자칫 자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기업을 `물리적으로` 합쳐놓는다고 해서 `화학적` 결합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세중나모여행(039310)은 다소 독특한 M&A 기법을 사용했다. 투어몰여행(옛 한화투어몰) 흡수합병을 위해 `현금` 대신 투어몰여행 주주들에게 세중나모여행의 `주식`을 나눠준 것.

◇`먹잇감`의 등장

애초 세중나모여행의 투어몰여행 인수는 `글로벌 종합여행사로의 도약`이라는 원대한 목표하에 이뤄졌다.

세중나모여행은 국내 상용여행 부문에서는 남부러울게 없는 강자다. 세중나모여행의 공동대표인 천신일 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과 친분이 돈독했던 사이다.

▲ 세중여행이 투어몰을 합병한 이후 내놓은 신규 브랜드
이를 바탕으로 세중나모여행은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의 여행출장을 전담하고 있다. 전체 매출 비충에서 삼성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하지만 세중나모여행은 여행업의 주요 사업인 `개인 패키지 상품` 부문이 취약하다는 약점이 갖고 있다. 세중나모여행은 패키지 상품을 강화해 개인 여행자까지 잡을 경우 단숨에 업계 선두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한편 투어몰여행은 52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여행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며 패키지 상품 시장에서 급성장하던 중소형 여행사. 세중나모여행 입장에서는 입맛에 맞는 `먹잇감`이 등장한 셈이다.

◇`현금` 대신 `자사주`를 쓰다

하지만 문제는 인력과 경험으로 판가름이 나는 여행업의 특성상 무리한 인수합병은 자칫 고유의 영업력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이다.

일단 세중나모여행은 지난해 11월 계열사인 세중게임박스와 함께 투어몰여행의 지분을 대량 매입, 총 67.24%의 지분을 확보했다. 물론 여기에는 `돈`이 들었다. 장부가액 기준으로는 총 19억8000만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흡수까지는 좀더 조심스러운 방법이 필요했다. 세중나모여행 관계자는 "상용을 기반으로 한 여행사와 일반 패키지를 중심으로 하는 여행사는 영업스타일과 문화가 크게 다르다"며 "이를 가장 연착륙시킬 방법을 찾아야했다"고 말했다.

고민끝에 세중나모여행은 피인수회사의 주주들에게 현금 대신 `주식`을 나눠주는 방법을 선택한다. 이미 최대주주로 올라선 데다 투어몰여행 주요 주주들이 대부분 임원들로 구성되어 있어 협상은 쉽게 진척됐다.

결국 세중나모여행은 투어몰여행의 나머지 지분 32.76%을 매입하며 흡수합병하는 대가로 현금 대신 세중나모여행의 자사주 26만3050주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김봉훈 전 투어몰여행 사장의 경우 세중나모여행으로부터 자사주 11만3720주(0.7%)를 받아,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 평가도 긍정적..`꿩 먹고 알 먹고`

`자사주`란 아이디어를 이용한 것은 투어몰여행의 인력을 최대한 그대로 흡수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일종의 스톡옵션을 제공해 인력이탈을 막고 소속감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실제로 주요주주로 올라선 김봉훈 전 투어몰여행 사장의 경우 세중나모여행의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세중나모여행은 김 사장을 포함해 총 4명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다.

세중나모여행 관계자는 "김봉훈 전 투어몰여행 사장 등 임직원들을 모두 승계했다"며 "오히려 규모가 작았던 세중나모여행의 여행사업 부문을 투어몰여행쪽 사업부문에 합쳤다"고 말했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최용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현금 지급 대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사주를 제공했다는 점은 재무적으로도 긍정적이고, 피인수 회사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M&A 연구소장은 "최근에는 M&A에서 자사주를 많이 활용하는 경향"이라며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양도했을 경우 의결권이 살아나기 때문에 요긴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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