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증권가)김병웅 우리증권 팀장

"선물옵션투자의 마이다스, 원칙투자의 귀재"
  • 등록 2002-12-15 오전 12:52:54

    수정 2002-12-15 오전 12:52:54

[edaily 홍정민기자] 주식시장에선 개인이든 기관이든 수익률이 우선이다. 그러나 수익을 내기보다 잃는 사람이 더 많다. 때문에 고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자연 시장참여자들의 시선을 받기 마련이다.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단순한 투자기법을 활용해 고수익을 올려 소속기관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사람이 있어 증권가의 화제다. 원칙투자를 통해 마이다스로 불리는 사람은 바로 우리증권의 김병웅 팀장. 김 팀장이 벌어드린 돈은 얼마나 될까. 김 팀장이 소속된 우리증권 선물옵션팀은 이번 회기들어 156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회사 전체가 수익이 17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력을 발휘한 셈이다. 선물옵션팀은 11월에만 30억 원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그 어렵고 복잡하다는 선물옵션에서 이처럼 큰 수익을 기록한 것도 놀라운데 대부분의 수익을 김 팀장이 올린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놀라운 것은 또 있다. 그가 선물옵션 매매를 시작한 지난 99년 4월부터 현재까지 43개 월동안 단 2개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익을 냈다고 한다. 이 기간동안 거둬들인 수익은 450억 원. 이만하면 선물옵션 투자의 "귀재" 내지는 "천재"소리를 들을 법하다. 하지만 김 팀장의 매매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가(KOSPI 또는 KOSPI200선물)가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할 경우 개장 동시호가 때 시초가로 매도했다가 마감 동시호가 때 종가로 사고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을 웃돌면 동시호가 때 샀다가 마감 동시호가 때 파는 것이다. 여기에 18일선이나 19일선 등 기술적인 분석도 함께 살핀다고 한다. 김 팀장은 이렇게 말한다. "시장을 철저히 확률적으로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곳에 몰아 넣기 보다는 확률이 큰 쪽에 비중을 크게 두고 낮은 쪽에는 적게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판단에서의 우선순위를 시나리오 분석, 수급 분석, 기술적 분석 순으로 두고 있다. 가장 먼저 확률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그만의 "비법"은 원칙을 지키는 매매방법과 일관성과 용기 있는 마음가짐이란다. 그는 "주식투자에 특별한 기법이나 대박의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고수는 ▲철저히 확률에 근거해서 판단하고 ▲자신이 세운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는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개인들이 투자에서 손실을 보는 이유도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설명한다. 김 팀장은 "개인들이 크게 잃는 것은 초심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갖고 있던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다면 손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약간 알 것 같다고 해서 처음 세웠던 원칙이나 자세를 버린다면 이익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팀장이 선물 매매에 참여하게 된 것은 승부욕이 강한 성격 때문이었다. 그가 채권부에 있을 때 선물옵션팀의 부진한 실적을 보고 담당 임원에게 부탁했다. "종자돈 1천 만원을 다 잃을 때까지 선물옵션 매매를 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그 1000만원은 첫 달에 8억3000만원으로 불어났다. 결국 96년 1월 한빛증권(우리증권의 전신)에 입사한 지 4년여만에 선물옵션팀을을 이끄는 팀장이 됐다. 당시 연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거액을 내 건 스카웃 제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내게 기회를 준 회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돈보다는 신의와 의리, 소신을 중시하는 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김 팀장의 이러한 면모는 그의 "꿈"에서도 배어난다. 그는 "더 이상 이 자리에 머무를 수 없게 될 때는 도시근로자 펀드나 농어민펀드 등 영세 계층만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싶다"고 말한다. 버는 돈에 비해 세금이 높은 봉급생활자들에게 1년에 50% 정도의 배당을 챙겨줄 수 있는 펀드 말이다. 그는 "똑같은 50%의 수익에 몇 억 원을 소유한 부자와 1000만원을 가진 서민 중 어느 쪽이 더 기뻐하겠습니까"라고 반문한다. 김 팀장은 인터뷰중 이런말을 했다. "이 세상에는 돈보다 가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 마음이 따뜻하지 않은 사람은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계산만 하다보면 여기저기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요. IQ가 높은 사람보다 EQ가 우수한 사람이 성공하기 쉽다고 봅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요." 그에게 개인 투자자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20주봉을 추천합니다. 20주선이 지난주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이것이 하락반전하기 전까지는 저점매수를 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입니다. 사실 현 장세는 확률적으로 오를 가능성보다는 내리거나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매수보다는 매도관점이 유효하다고 봅니다". 이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덧붙인다. "이번에는 소신을 지켜보세요.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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