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시스코의 실적악화 경고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던 뉴욕증시가 결국 강세로 마감하는 대단한 저력을 보여주었다. 오후장만해도 나스닥과 다우존스지수가 낙폭을 늘여감으로써 집요한 매도세력에 손을 들고 마는 듯 했으나 장막판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17일 뉴욕증시에서 개장초 약세로 출발했던 나스닥지수는 장중 내내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후들어서는 낙폭이 커지면서 약세로 마감하는 듯했다. 그러나 마감 1시간 정도를 남겨놓고 반등에 성공, 결국 지수는 어제보다 0.71%, 13.55포인트 상승한 1923.12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도 장중 내내 등락을 거듭한 끝에 장막판에 반등, 지수를 플러스로 돌려놓으면서 어제보다 0.57%, 58.17포인트 오른 10216.7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어제보다 1.00%, 11.84포인트 상승한 1191.52포인트를,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1.04%, 4.69포인트 상승한 455.59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2억2천3백만주, 나스닥시장이 18억2천8백만주로 어제보다는 다소 늘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8대11, 나스닥시장이 20대17로 상승종목이 많았다.
오늘 장세는 증시가 과연 실적과 관련해 얼마나 내성을 키웠는지 시험하는 듯했다. 시스코의 실적악화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수들이 좁은 변동폭안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결국 플러스로 마감됐다는 점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과 관련된 악재가 어느정도 주가에 반영됐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발표가 유난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큰 출렁임을 보이지 않았던 점도 지수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오늘 아침 미 노동부는 3월중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8월이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인 0.1% 상승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상무부는 3월중 신규 주택건설이 전월보다 1.3% 증가한 161.3만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164.7만채보다 감소한 것이고 전문가들의 예상인 1.5% 증가한 162.3만채보다 낮은 수준이다. 반면 연준이 발표한 3월중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호조를 보임으로써 경제지표들이 엊갈린 내용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회복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내용들이다.
개장전부터 시스코의 실적악화 경고로 증시는 잔뜩 긴장해 있었다. 네트워킹 자이언트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어제 장마감후 이달말로 끝나는 3/4회계분기 순익이 예상에 못미칠 것이며 매출도 1월말로 끝난 2/4회계분기의 67억5천만달러보다 최소한 30%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시스코는 기존 인력중 8천5백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SG 코웬은 그러나 시스코에 대해 향후 전망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지만 주가가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긍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오전 한때 보합선을 넘보던 시스코는 어제보다 3.2% 하락했지만 시스코의 라이벌인 주니퍼 네트웍스는 오히려 5% 상승했다.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어제보다 불과 0.27% 하락했다.
반도체주들은 장마감후 예정된 인텔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데다 자일링스에 대해 ABN암로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데다 비테스 세미컨덕터의 실적악화 발표로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어제보다 0.5%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밖에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는 어제보다 2.2% 상승했고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도 3.2% 올랐다. 반면,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던 나스닥 텔레콤지수도 0.8% 상승했고 컴퓨터지수도 낙폭을 크게 줄여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기술주들은 대부분 장막판에 반등하면서 낙폭을 줄이거나 혹은 상승반전됐다. 인터넷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시스코 악재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킹주들은 약보합으로 선전했다. 기술주 외에는 제약, 유틸리티, 바이오테크, 증권주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제지, 금, 화학주들이 약세였다 .
나스닥시장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시스코는 낙폭을 줄여 결국 3.2% 하락하는데 그쳤고 인텔, 선마이크로시스템, 델컴퓨터,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월드컴 등이 약세였다. 반면, 주니퍼 네트워크가 5% 상승한 것을 비롯, 마이크로소프트, 시에나, JDS 유니페이스, 오러클 등은 상승했다.
워너 브러더즈의 전회장인 테리 시멜을 새 회장으로 영입한 야후는 주가가 1.8% 하락했다. UBS워버그는 야후에 대해 새 회장의 영입은 긍정적이지만 사업환경의 악화와 새로운 수익모델의 개발이 문제라면서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
소프트웨어업체인 컴퓨터 어소시에이츠는 4/4회계분기 주당순익이 47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43센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 주가가 14% 급등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도 오늘 실적발표가 많았다. 이스트먼 코닥은 1/4분기 주당순익이 54센트를 기록, 퍼스트콜의 예상치보다 3센트 상회했지만 당초 설정했던 올해 주당순익 목표를 철회한데다 3천-3천5백명의 인력을 감축키로 했다고 발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존슨앤존슨은 퍼스트콜의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주당 1.06달러를 기록했고 필립모리스 역시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캐터필러는 퍼스트콜의 예상에 못미치는 주당 47센트의 실적을 기록,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다우 종목중에서는 오늘 실적을 발표한 필립모리스, 존슨앤존슨을 비롯해 SBC 커뮤니케이션, IBM, 하이웰, 머크, 월트디즈니 등이 지수상승을 견인한 반면, 이스트먼 코닥, 캐터필러, 휴렛패커드, 알코아, 인텔, P&G 등은 약세였다.